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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87
조회 수 : 47
2017.02.27 (18:36:32)

이호중 교수가 2017년 2월 18일자 <미디어 오늘>에 기고한 글입니다.

 

결국 삼성재벌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었다.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특검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보강수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검이 새로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39권에는 이재용과 박근혜 대통령의 2차 독대를 전후해서 삼성 측이 청와대와 긴밀하게 접촉했다는 사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한다. 이재용의 경영권방어에 협조하라는 박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다. 특검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박대통령이 삼성의 경영권승계를 위해 순환출자문제를 해소하도록 압력을 넣은 정황도 포착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인 경영권 세습을 위해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간에 부정한 청탁의 거래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음이 분명하다. 죄질이 참 나쁘다.

 

이쯤이면 구속영장 발부가 너무나 당연한데도, 그 당연한 결정을 촉구하기 위해 변호사와 법학교수들로 구성된 법률가농성단은 지난 1월 20일부터 16일간의 노숙농성, 그리고 어제(2월 16일) 저녁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서초동 법원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집회로 밤을 지새웠다. 법률가들이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그동안 법원이 재벌에 한없이 관대하고 특히 재벌총수의 비리범죄를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던 슬픈 역사적 경험 때문이다. 이제 이재용의 구속은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원칙이 재벌들 앞에만 서면 오그라들었던 사법부의 오욕의 역사를 떨쳐버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돈이 법을 이길 수 없는 게 상식이고 정의이다. 인권・평등・정의로 무장하고 시민 곁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법부를 정말이지 만나보고 싶었다. 

 

지금의 국면에서 삼성재벌 총수 이재용의 구속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구속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이재용이 박근혜・최순실 측에 건넨 500억원에 달하는 돈이 부정한 거래의 대가, 즉 뇌물임을 ‘일단’ 인정하였다. 이재용이 뇌물을 준 자이니 박근혜는 부정한 거래의 대가로 뇌물을 챙긴 범죄자이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은 단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한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과 재벌 간의 추악한 거래가 그 핵심임이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재용의 구속은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적폐인 정경유착의 부패범죄를 척결하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제 특검의 임무가 막중하다. 무엇보다 수뢰범죄자 박근혜 대통령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청와대 압수수색도 당당하게 집행해야 한다. 그래서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과 재벌 간의 은밀하고도 더러운 거래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성역없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SK, CJ, 롯데, 현대 등 다른 재벌들 역시 박근혜 측과 부정한 거래의 의혹이 있는 만큼 그 재벌총수들의 범죄행각을 낱낱이 수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검의 1차 수사기한인 2월 28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특검이 충실하게 임무를 다하도록 특검 수사기간의 연장은 이제 필연이다.

 

또 하나. 이재용의 구속은 재벌개혁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촛불혁명의 과업임을 분명하게 지시해 주고 있다. 한국 사회의 재벌체제는 족벌체제이다. 이재용은 경영권 세습을 위해 박근혜에게 수백억원을 갖다 주며 부정한 거래를 했다. 노동자를 한낱 부품으로 취급하면서 반도체공장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5백만원을 보상금으로 제시했던 삼성이었다. 무노조경영이 원칙이라면서 헌법상 보장되는 노동기본권을 유린해 온 삼성이었다. 그렇게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짓밟으면서,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일군 기업의 돈을 경영권세습이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유용한 것이다. 이것이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재벌들의 민낯이다. 이런 족벌체제는 그 자체가 청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재벌을 해체하고 노동자와 시민의 기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 길은 멀고 험난할 것이다. 이재용이 구속된 오늘, 우리는 힘들게 그 첫계단에 올라섰다. 오로지 촛불시민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이다. 이런 패기와 담대함이라면 두 번째, 세 번째 계단도 거뜬히 오를 수 있다. 재벌의 특권이 법 위에 존재하는 사회가 아니라, 평등과 노동자의 존엄한 삶의 권리가 먼저인 세상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 촛불시민의 힘으로 삼성의 불구속신화는 무너지고 세상을 뒤덮고 있던 재벌 특권의 주술이 걷히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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