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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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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심판, 연구자 법률가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2023. 7. 12. 수, 오전 11시_헌재 앞).jpg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 관련 연구자 및 법률가 의견서 연명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이태원 참사 전후로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해야 하고 이를 통해 재해와 재난을 예방하고,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이행해야 함에도 그 직무수행을 소홀히 하여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습니다.
이상민 장관은 자진 사퇴 요구를 거부했고, 국회의 해임 요구에도 대통령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국회는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의결하였으며, 현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입니다. 이제 곧 탄핵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연구자 및 법률가들의 의견을 밝히는 의견서를 발표하고자 합니다.
의견서에 동의하시는 분은 연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7월 초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고, 언론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연명기한 : 기한 연장 7월 9일까지
문의 : 민주법연 김소진 대외협력위원장 010-8975-9814
*연명 참여 링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탄핵심판 관련

의 견 서

2022년 10월 29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많은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해밀톤호텔 옆 도로 폭 4m 내외의 좁은 골목에서 뒤엉키면서 159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최악의 압사 사고(이하 ‘이태원 참사’라 함)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해야 하고 이를 통해 재해와 재난을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의무를 이행해야 함에도 그 직무수행을 소홀히 하여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23년 2월 8일 탄핵소추안을 의결하였습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시작되었으며 곧 탄핵 여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연구자 및 법률가들은 피청구인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탄핵되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1. 국민의 생명 및 안전보호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헌법재판소 2008. 7. 31. 2004헌바81)으로, 생명권은 이러한 생명을 침해받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유지, 발전시키며 그에 대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말합니다. 여기서 생명권은 비록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목적에 바탕을 둔 선험적이고 자연법적인 권리”로서, 국가는 물론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이러한 생명권이 보장됨으로써 비로소 다른 모든 기본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생명권은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기도 합니다. 안전은 생명·건강·신체·재산 등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는 위협 내지 위험으로부터의 자유로운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그것은 생명이나 인신, 혹은 재산 등 보호가치 있는 개인적 내지 집단적 법익에 대하여 닥쳐오는 제반 위험이나 위협을 제거하거나 그 실현의 가능성을 축소시킴으로써 개인의 생활상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이러한 안전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건이자, 생명권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인간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명권과 안전권에 대하여 국가는 보호의무를 가집니다. 즉, 국가는 제3자에 의한 기본권적 법익의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일반적으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의무(일반적인 적극적 보장의무)를 질 뿐 아니라, 제3자가 타인의 침해에 대해 국가에게 보호를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개별적·구체적인 경우에도 적극적 보장의무(개별적인 또는 구체적인 적극적 보장의무)를 지고 있습다. 이에 국가는 생명권과 안전권을 존중하고 보장하여야 할 의무와,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입법 등의 조치를 통하여 이러한 권리를 실현하고(실현의무),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침해당한 피해자들에게 유효한 구제와 배상을 제공할 의무를 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안전은 국민의 기본권 내지는 인권의 관점 뿐 아니라 국가의 안전권 보호라는 기본의무의 관점에서 이해되는 것 역시 필요합니다. 안전이라는 개념의 중심에는 그 행위주체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외부로부터 구성되어 작동하는 제반 위험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즉, 자연재해나 전쟁, 사건·사고, 환경오염 등 그 행위의 주체가 미리 예측하거나 그 발생·작동의 여부를 유효하게 통제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입니다.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에는 모든 형태의 재난을 포함합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재난에 대한 국가의 안전보호의무를 인정하면서,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한 메탄가스폭발로 39명이 사망한 사건을 다룬바 있습니다(Öneryıldız v. Turkey(no. 48939/99)). 여기서 해당 재판소는 폭발의 가능성에 대하여 관계당국이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쓰레기 매립장 근처의 주민들에게 닥친 이러한 실제적이고 즉각적인(real and immediate)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필요하고 충분한(necessary and sufficient)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들어 안전보호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이 사건과 맥을 같이 합니다. 이태원 참사 발생 이전 다중 밀집으로 인한 해악의 발생가능성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존재하였고, 이에 따라 그 해악의 발생이 거의 명확한 수준에서 예측 가능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의 행정기법을 고려할 때 그러한 해악이 발생하지 않게끔 할 충분한 대응방안도 존재하였습니다. 사전·사후를 가리지 않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관리와 대응이 충분히 가능한 ‘위험’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여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방기하였고, 이는 결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참사로 이어졌으며, 이태원의 청년들은 이 총체적인 국가 부작위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은 헌법상의 의무를 총괄적으로 책임져야 할 공직자가 바로 행정안전부 장관입니다.

 

 

2. 다중 밀집 인파사고 관련 대책을 마련할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이라고 함) 제3조 제1호 제나목은 “화재·붕괴·폭발·교통사고(항공사고 및 해상사고를 포함한다)·화생방사고·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와 국가핵심기반의 마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른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 밀집 인파사고’가 여기에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안전부 장관은 탄핵심판 과정 중 “다중 밀집 인파사고를 자연재해와 동일시할 수 없으므로, 다중 밀집 인파사고에는 재난안전법을 전면 적용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국정조사 과정에서는 이태원 참사가 이른바 “신종재난”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이태원 참사는 재난안전법이 규정하는 재난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재난안전법이 규정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각종 의무가 이 사건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재난안전법상 재난의 정의 규정을 협소하게 본 문제가 있습니다. 재난안전법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이 법은 앞서 살펴본 헌법상 기본권인 생명권 및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서 도출됩니다. 국가는 모든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여야 하므로, 어떠한 재난이 법률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국가가 국민을 그대로 위험에 방치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재난안전법 제3조 제1호 제나목은 사회재난의 유형을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이 아니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즉, 이 조항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처가 필요한 인명 또는 재산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회재난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태원 참사 역시 재난안전법이 정한 “사회재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 또한 이 법률에 의해 도출된다고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재난안전법, 정부조직법 등의 법률은 행정안전부 장관인 피청구인에게 안전 및 재난에 관하여 여러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무에는 사전 대책을 마련할 의무를 포함합니다. 참사 이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이태원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점이 사전에 알려져 있었음을 감안할 때 다중 밀집 인파사고와 같은 참사 발생 가능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고, 사전에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피청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다중 밀집 인파사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태원 참사와 같은 밀집 인파사고가 재난안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항변하며 이러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무 위반은 결국 대형재난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3.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할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재난안전법은 대규모 재난 대응을 총괄·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행정안전부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함)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4조 제3항). 이것은 2004년 재난안전법 제정시 반영된 것으로,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설립의 이론적 근거로 제시된 통합관리방식(Integrated Emergency Management System)에 따라 재난대응에 필요한 대응 기능별 책임기관을 지정하여 재난 발생시 대응·복구에 참가한 기관들을 조정하는 코디네이터(coordinator) 역할을 수행하라는 취지입니다. 이러한 중대본을 설치하는 것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제14조 제1항)로, 해당 재난이 대규모인지에 대한 판단은 본부장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시행령 제13조 제2항). 즉, 이태원 참사 당시 중대본을 설치할 1차적 권한은 행정한전부 장관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를 적시에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중대본의 가동은 다음 날 새벽에 열린 대통령 주재 회의(2022년 10월 30일 02:30분경 개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참사로 인해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2022년 10월 29일 22:15경부터 약 4시간 15분동안 중대본은 존재하지 않았고, 참사 대응기관들에 대한 코디네이터, 즉 총괄·조정자는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정조사 제2차 현장조사에서 ‘이태원 참사와 같이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중대본은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라고 발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은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중대본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본부장을 국무총리로 상향한 것과는 배치되는 주장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상황을 보면, 중대본의 역할이 필요치 않은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중대본부장인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청’이 응급구조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원활한 응급구조를 위해 ‘경찰청’이 통로를 확보하고 현장을 통제하도록 지시했어야 했으며, ‘보건복지부’가 환자를 신속히 후송하고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했습니다.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 ‘용산구’ 등 관계기관들간 상황을 확인하고 후속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독려했어야 했습니다. 재난안전법 제14조 제1항의 ‘총괄·조정’은 바로 이러한 일들을 하라는 취지인 것입니다. 하지만 중대본의 부재로 총괄·조정자인 중대본의 부재로, 현장대응단 팀원이 “너무나 외로웠습니다. 소방관들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없었고 구조한 사람들을 놓을 장소조차도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들이 통제되지 않았습니다”(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청문회, 23. 1. 4)라고 말할 정도로 현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이처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대본을 적시에 설치하지도 않았고 본부장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피청구인은 재난안전법이 부과한 의무를 명백히 위반하였다고 할 것입니다.

 

 

4.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할 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장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함)를 신속하게 설치·운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난안전법시행령 제3조의2 및 별표1의3은 재난 및 사고유형별 재난관리주관기관을 규정하면서 재난관리주관기관이 지정되지 않았거나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부조직법에 따른 관장 사무와 피해 시설의 기능 또는 재난 및 사고 유형 등’을 고려하여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정하도록 규정(별표1의3 비고)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 밀집 인파사고의 경우, 위 규정에 재난관리주관기관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행정안전부 장관은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신속히 지정하여 중수본이 운영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러한 선정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정부조직법에 따른 관장 사무와 피해 시설의 기능 또는 재난 및 사고 유형 등을 고려할 때, 다중 밀집 인파사고인 이태원 참사에서는 행정안전부 스스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 행정안전부 장관의 역할은 중대본이 담당하는 ‘재난수습에 대한 총괄ㆍ조정 업무’에 그치지 않습니다. 중수본의 임무인 ‘재난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재난을 수습’하기 위한 구체적 지시를 내리거나 조치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또한 재난정보의 수집·전파, 상황관리, 재난발생 시 초동조치 및 지휘 등을 위한 수습본부상황실을 지체없이 설치하고, 재난을 수습하기 위하여 필요한 관계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에게 신속하게 행정상 및 재정상의 조치, 소속 직원의 파견, 그 밖에 필요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의 임무 역시 수행했어야 했습니다(재난안전법 제15조의2 제3항 및 제4항).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상황을 종합관리하는 업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희생자를 후송할 병원이 배정되지 않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사례가 수없이 발생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하여 행정안전부에 중수본을 설치하는 것은 장관의 법률상 의무임에도 이를 설치하지 아니함으로써 피청구인은 법률이 부과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입니다. 이러한 의무의 불이행은 결국 이태원 참사의 피해규모를 키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되며, 그런 측면에서 피청구인의 의무해태는 더욱 비난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 피청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헌법 및 법률 위반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다.

 

헌법 제65조 제1항 및 헌법재판소법 제48조는 일정한 고위 공무원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경우” 국회가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①공무원의 직무집행, ②헌법이나 법률 위반, 이 두 가지가 문언상 탄핵사유임을 명시한다 하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더해 “중대성”을 추가하면서, 구체적인 사안에서 중대한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 이익형량을 제시하였습니다. 즉, 공무원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과 공무원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비교형량하여 전자가 더 큰 경우에 탄핵사유가 존재한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정안전부 장관의 중대성 판단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국무위원의 민주적 정당성은 이전 탄핵심판이 다루어졌던 대통령의 그것에 비하여 현저히 약합니다.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하므로(헌법 제67조 제1항) 매우 큰 민주적 정당성을 지닙니다. 하지만 국무위원은 대통령에 의하여 지명되어 간접적으로 부여받을 뿐입니다. 따라서 공무원을 파면하는 요건은 그 공무원이 지는 민주적 정당성에 비례하여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국무위원은 대통령에 비하여 완화된 기준으로 파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또한 국무위원 파면에 따르는 국정 공백 및 정치적 혼란은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에 비하여 매우 작습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헌법 제66조 제1항) 행정부의 수반(헌법 제66조 제4항)인 반면, 국무위원은 국정의 특정한 부분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할 뿐 입니다. 따라서 국무위원이 파면된다고 하더라도 우려되는 것은 국정의 특정 부분에 관한 보좌 기능의 공백일 뿐이므로, 이 역시 완화된 중대성 요건에 따라 국무위원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정당합니다. 한편,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은 매우 큽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은 재난에 대한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중대본을 설치할 1차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본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4시간 이상 지나서야 가동되었고 이 역시 대통령 주재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또한 재난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신속히 설치하여 운영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역시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참사 당일, 피청구인은 참사 현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강남 자택에 있으면서도 일산에 거주하는 수행기사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사건 발생 인지 후 1시간 25분이나 지나 현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그 밖에 그가 한 일이 무엇인지는 9건의 통화 외에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행정안전부 장관의 헌법 및 법률에 의한 의무 위반이 심각한 것이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추궁하는 것이 헌법질서 회복을 위하여 매우 중요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통제를 받는 경찰은 그에 대한 고발 사건에 대하여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대통령은 피청구인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를 완전히 묵살하였습니다. 따라서 탄핵심판을 통하여서라도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무 위반이 헌법 질서에 끼친 해악이 심대함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행정안전부 장관은 생명권 및 안전권 보호에 관한 조치를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법률상 의무마저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보호할 헌법적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2022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무려 159명이 사망하는 심각한 결과가 발생하였고 결국 헌법적 가치가 무너져 버렸습니다. 이를 종합할 때,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매우 큰 반면 피청구인 파면에 따른 국가적 손실은 없거나 매우 미미하므로 이 사건에서 “중대성” 요건이 충족됨이 분명합니다. 탄핵의 모든 요건이 충족되고 있으므로 피청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파면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6. 결 론

 

우리 사회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돌아볼 여유는 갖지 못하였습니다. 그 결과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여 304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되는 일은 겪었습니다. 이는 우리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였고,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안타깝게도 8년 만에 서울 한가운데에서 159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였습니다. 이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사고였음에도 필요하고도 충분한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국가는 국민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생명권은 모든 국민들이 향유하는 기본권의 대전제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이태원 참사는 곧 헌법적 가치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참사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잘잘못을 가려 적절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국회의 국정조사가 진행되었고 참사의 책임자인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대통령과 정부는 이를 전혀 수용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연구자 및 법률가들은 이번 탄핵심판이 무너진 헌법적 가치를 다시금 정립하는 절차임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재난 총괄·조정·책임자에게 탄핵이라는 헌법적 차원의 징벌을 가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하는 것은 헌법질서를 회복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로 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피청구인인 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보루임을 보여주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2023. 7.

연구자 및 법률가 일동 (이하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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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공동성명] 윤 대통령은 ‘대공수사권 이관 재검토’ 철회하라 최한미 2023.01.27 2023.01.27 67
154 [공동성명]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동탄압을 강력 규탄한다 file 최한미 2023.01.20 2023.01.27 61
153 [공동성명] 긴급규탄성명_노골적인 공안통치의 시작인가! 노동자의 공식조직인 민주노총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 규탄한다! file 최한미 2023.01.18 2023.01.27 74
152 [공동성명] 대공수사권 부활 노리는 국정원의 퇴행 규탄한다 file 최한미 2023.01.18 2023.01.27 67
151 [의견서] 법조인·법학자 세월호참사 해경지휘부 2심 재판에 대한 엄벌 촉구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file 최한미 2023.01.18 2023.01.27 59
150 [의견서] 국가보안법 제2조 및 제7조의 위헌성과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 -국가보안법의 위헌 여부에 대한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의견서- file 최한미 2022.09.07 2023.01.18 123
149 [성명서] 박근혜 특별사면 결정에 반대하며,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file 김영남 2021.12.25 2022.09.07 150
148 [성명서] 공공갈등에 관한 경찰의 정보 수집에 반대한다! file 김영남 2021.06.22 2021.06.22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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