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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검이 삼표그룹의 정도원 회장을 마침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22. 1. 29.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삼표산업의 석산에서 석재 채취를 위한 천공 작업 중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사망한지 1년 2개월 만이다.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기소하게 되어 다행이다. 삼표산업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발생한 첫 번째 중대산업재해 사건이다. 그만큼 언론과 사회의 관심이 높았고 우리 또한 검찰의 처리 결과를 주시해왔다.

 

고용노동부는 이미 2022. 6.에 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최종적인 기소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그로부터 다시 9개월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수사결과와 검찰의 처분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삼표산업 이종신 대표이사에서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으로 바뀐 것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기업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해야 할 의무를 ‘경영책임자’에게 지우고 있다. 경영책임자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즉 보통은 그 기업의 대표이사를 말한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엄격한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안전보건 문제에 대해서도 경영책임자가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지위나 직함이 아니라, 누가 실제로 이와 같은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해 왔는가 하는 점이다. 고용노동부와 검찰도 종래 같은 입장을 취해 왔다.

 

의정부지검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검찰은 정회장이 채석산업에 30년간 종사해 온 전문가이고 사고현장의 위험성도 사전에 인식하였으며, 평소 기업의 안전보건업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사해 왔고 그룹의 핵심사업인 골재 채취에 대해서도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해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이종신 대표이사는 단지 정회장의 경영권 행사를 보좌하고 지시를 수행하는 역할에 그쳐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위에서 본 경영책임자에 대한 실질적 해석에 합치하는 올바른 판단이다. 

 

사실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이미 기소한 11건의 사례에서 모두 기업의 대표이사를 경영책임자로 보았다. 그 가운데 특히 엠텍 자동차부품 회사에 대해서는, 대표이사를 보좌하여 안전관리 및 재해 예방에 대한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안전보건 총괄이사(CSO)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해석에 따라 대표이사를 실질적인 경영책임자로 판단하였다. 이제 검찰은 이를 넘어 ‘형식적인’ 대표이사가 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인 그룹의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경영책임자라고 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검찰의 결정이 중대재해처벌법의 본래 취지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앞으로 이러한 해석이 관행으로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이것은 법률 제정 당시부터 계속되어 온 경영책임자의 정의에 대한 논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다만, 지난해 1. 29. 삼표산업에서 중대재해사건이 발생한 후 수사결과가 나오기까지 무려 1년 2개월이라는 기간이 경과했다. 사건처리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있는 수사규칙상의 기준과 비교해볼 때 삼표산업을 비롯한 중대산업재해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지나치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의 늦장 수사와 기소는 중처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게 만들고 법의 엄정한 적용을 통해 재해 예방 효과를 제고하려던 중처법의 취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검찰은 이번 삼표산업 중대산업재해 사건에 대한 기소를 계기로 수백 건에 달하는 중처법 적용대상 사건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에 신속성을 기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이제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다. 검찰은 삼표산업 중대산업재해 사건의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법원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는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 이 같은 엄정한 법집행이 계속될 때, 이 법은 비로소 그 동안 지나치게 경시되어 온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침 돌아오는 목요일(4. 6.)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한 창원지법 마산지원의 첫 선고가 있을 예정이다. 우리는 이 법률을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이 법이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적용, 실현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모든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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