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토론 마당

로그인 후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한 게시판입니다.
이 게시판은 RSS와 엮인글이 가능합니다.
이 곳의 글은 최근에 변경된 순서로 정렬됩니다.
* 광고성 글은 바로 삭제되며,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설립취지에 어긋나는 글은 삭제 또는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될 수 있습니다.
* 관리자에게 글을 쓸 때, 옵션의 "비밀"을 선택하시면 관리자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 글을 쓰실 때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주소지 등)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주십시오
조회 수 : 12910
2001.02.23 (22:03:55)
미국 부시행정부가 북한에게 장거리 미사일만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의 감축까지 약속하라는 요구를 한답니다.

북한을 무장해제시키려 드는 것 같습니다. 남쪽에는 핵무기를 준비해 둔 채로 말입니다.

그러한 무리한 요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북아의 합의사항인 페리프로세스(정연주 선생의 말에 따르면 이는 김대중-임동원의 작품임)에 어긋나는 위험한 것이랍니다.

외교안보연구원에 서동만교수와 같은 이가 있다니 참 반가운 일입니다. 그동안 가끔 지면과 방송을 통하여 접한 적이 있는데, 외모도 깔끔하고 사고도 반듯한 것 같습니다.

아래는 서동만 교수의 오늘자 한겨레신문의 특별기고문입니다.
-----------------------------------------------------------
 
  [특별기고] 부시의 남-북한 정책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대외적으로는 아직 확실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가운데 한-미간에 대북정책을 둘러싼 의견 타진이 이루어졌다.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과 임동원 국가정보원장의 방미 과정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는 보도이다. 미사일 문제를 해결할 것, 이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검증할 것, 재래식무기를 감축할 것 등이 그것이다.

그동안 북미 관계는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에 입각해 진전됐다. 막바지 고비가 조명록 차수 방미를 통해 체결된 북-미 공동성명과, 그에 이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북한 방문이었다. 북미 공동성명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4자회담과 그밖의 방도에 관해 협의할 것 등 핵심 사안이 포함되었다.

클린턴 방북에는 북한이 미사일 개발이란 주권적 사항을 타협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취하는 고도의 정치적 타결이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적어도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클린턴 방북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주어야 주권 양보에 따른 체면과 명분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협상이 타결될 찰나에 클린턴 방북은 무산되었고 미국은 공화당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었다. 파월 장관이 제시했다는 3가지 조건에서 우선 짚어야 할 것은 부시 정부가 큰 틀에서 페리 프로세스를 견지할 것인가 하는 점이고 좀더 구체적으로는 북-미 공동성명을 이어받아 그 성과 위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페리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둘러싼 협상을 상정하고 있었다. 여기에 재래식 무기 협상이 추가된다면 이는 페리 프로세스의 선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이미 북-미 공동성명이 평화체제 수립 문제에 언급한 것도 페리 프로세스를 넘어서 새로운 단계를 설정했음을 뜻하지만, 이는 그 과정이 완결됨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부시 행정부의 자세는 페리 프로세스의 성과를 인정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하는지 어떤지가 불투명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페리 프로세스는 미국만의 것이 아니며 한국, 일본의 입장이 반영된 일종의 국제적 합의라는 점에서 부시 행정부가 이를 따를 것인지가 분명히 확인되어야 한다.

한-미간에는 대량살상무기 협상은 미국이, 재래식무기 협상은 한국이 각각 맡기로 역할 분담에 합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재래식무기 협상은 남북한만이 주체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우선 남북 외에도 주한 미군의 군사력 감축이 협상 대상에 포함될 것인지가 중요하다. 나아가 남북한 군축협상에서 남한이 북한에 대등한 지위에 서기 위해서는 미군의 전시 작전지휘권이 한국군으로 환수되어야 한다는 것이 과제가 된다.

특히 북한에게 재래식 군비 감축을 요구하면서 남한에게 미국제 무기 판촉을 시도하는 미국쪽 행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국은 미국에게서 매년 거의 10억 달러 어치의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재원조달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말이다. 만에 하나 미국이 이미 엄청난 진전을 보인 남북관계를 기정 사실로 인정하지 않고, 대북 정책에서 강경 기조로 전환하면서 한국도 이에 따르도록 요구한다면 그때에는 한-미 군사관계가 갖는 불균형성에 대한 한국 국민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서동만(외교안보연구원 교수)













[Home | 사설칼럼|기획연재|정치|경제|사회|스포츠|국제|증권|문화생활|정보통신|만화|전체기사] [↑] 
copyright(c)2001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34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칭) 결성
정태욱
9853 2001-03-27
33 김대통령 EU에 한반도평화의 중재역을 요청하다.
정태욱
12047 2001-03-27
32 한화갑의원의 부시행정부비판
정태욱
9687 2001-03-27
31 작지만 기쁜 소식들 - 미국의 온건파와 북한의 관계개선의지
정태욱
12370 2001-03-19
30 이회창총재는 어느 나라 정치지도자인가
정태욱
10514 2001-03-15
29 미국에 대한 북한의 경고
정태욱
12226 2001-03-15
28 NMD에서 'N'이 사라진 이유 - NMD구상의 새로운 국면
정태욱
11044 2001-03-13
27 대통령의 귀국보고
정태욱
9801 2001-03-11
26 방미외교의 결산의 윤곽
정태욱
11495 2001-03-10
25 기자회견장에서 부시의 우려되는 발언
정태욱
10753 2001-03-08
24 한-미 정상회담 : 선방
정태욱
12409 2001-03-08
23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나섭시다.
정태욱
11560 2001-02-28
22 정부와 정치권에서의 NMD반대 기류 확산
정태욱
14812 2001-02-23
Selected 부시행정부, 북한에 월권을 행사하다 - 재래식무기감축요구
정태욱
12910 2001-02-23
20 북한, 평화를 위한 주한미군 인정
정태욱
10644 2001-02-21
19 부시행정부, 무기구매를 강요하다.
정태욱
10845 2001-02-20
18 스타워즈 중단 서명에 동참합시다.
정태욱
14218 2001-02-03
17 미국 NMD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시각-연합뉴스
정태욱
15938 2001-01-30
16 한반도의 평화는 바로 南-南문제 ; 클린턴 방북 무산에 부쳐
정태욱
13162 2001-01-02
15 통일과 미군의 지위
정태욱
11071 2000-11-30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