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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0444
2002.04.20 (20:42:48)
* 다음 글은 미래전략연구원 주최, [미래전략연구원 창립 1주년 기념
<제 13 회  미래전략포럼>]에서 임동원(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별보좌역)
이 발표한 글입니다.

        한반도 안보정세와 남북관계 전망


                  사회 : 윤영관(연구원장/서울대 사회대 교수)


-발제 :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별보좌역)
-토론 : 장원석 (단국대 경상학부 교수)
        서주석 (미래전략연구원 남북국제연구위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플로어(종합) 토론 :                                           

- 언  제 : 2002년 4월 20일(토요일) 15:00-
- 어디서 : 매경미디어센터 12층 중강당
- 주  최 : 매일경제신문사/ 미래전략연구원


<발제문>

* 한반도 안보정세와 남북관계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별보좌역)


저는 4.3∼4.6간 대통령 특사로서 평양에 다녀 왔습니다.  저의 방북은 햇볕정책이 목표하는 [한반도 평화]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위험성이 있음을 감안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취임과 더불어 대북 화해협력정책 즉 햇볕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이 정책은 당장 서둘러서 통일을 하자거나 성급하게 북한의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이 아닙니다.

햇볕정책은 한편으로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전쟁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하고 교류와 협력하며, 북한의 국제사회 참여를 지원함으로써 북한이 안심하고 개방하여 시장경제로 점진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정책입니다.  그렇게하여 서로 적대적 대결관계를 청산하고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하며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정책입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북한도 우리의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신뢰를 갖고 호응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됨으로써 남북관계는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방향으로 대전환을 이루었습니다.  당국간 대화가 활발해지고 다방면의 교류와 협력이 대폭 증대되었습니다.  북한도 '새로운 사고'를 강조 하며, 국제사회에 참여하고자 노력하는 등 의미있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는 민족내부 문제인 동시에 국제문제라는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에서 국제적 성격이 매우 중요함은 작년에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미북관계가 정체되자 북한은 남북관계에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더구나 작년 9월 11일 미국에서의 테러사태는 국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테러를 뿌리뽑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군사적 조치도 불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북한은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목되어 있는 상황이고 더구나 내년도에는 핵사찰과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여부로 미국과 중대한 고비를 맞게 될지도 모를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대화가 단절되어, 신뢰를 쌓는 것은 고사하고 이러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막혀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위기지수도  높아가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군사력의 사용은 곧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한반도에서 긴장이 조성되고 위기가 초래되는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결의를 갖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위기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통해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미국과 북한에 대화를 권고하고 촉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지난 2월 20일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하지 않고 대화로 현안을 해결하겠다는데 합의했습니다.

이제 북한을 설득하여 대화로 유도해내는 일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특사로 방북하게 된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친서를 통해 그리고 저의 보충설명을 통해 현정세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매우 솔직하게 전달했습니다. 우선 미국의 세계전략이 달라졌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교적인 비확산 노력(non-proliferation)이 통하지 않을 때에는 군사적 비확산 조치(counter-proliferation)를 취하겠다는 것이며, 북한도 그 대상이 되어 있는 상황을 확실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했습니다.

과거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미국의 현 정부와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현안문제를 해결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아울러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매우 긴요함을 설명하고 일본과도 대화를 통해과거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관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진심으로 민족을 염려하는 성심을 갖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결단을 촉구한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현 정세가 대단히 [엄중한 사태]임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김대통령께서 특사를 보내 솔직한 의견을 준데 대해 감사와 함께 동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본과의 대화에도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축이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국제적 축이 지연됨에 따라 동결되어 있던 남북관계의 축도 다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쌍방은 [남북관계를 원상회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남북이 이러한 합의를 잘 지키고 북한도 관계국과 대화하여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해 간다면, 한반도 안보위기는 해소되고, 나아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전환시켜 평화를 정착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제냉전이 종식된 지 10년이 훨씬 지난 오늘날에도 한반도에서는 냉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질서와 국제질서의 부조화는 과거 냉전시대보다도 한반도 안보정세를 오히려 더 불안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90년대 들어 최근까지 몇 차례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도전을 기회로 활용하여 한반도 냉전을 종식시키고 공고한 평화를 이룩하고자 남북간 민족 내부적 노력과 함께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였습니다.

국제적으로는 북한이 미국, 일본, EU 등 우리의 우방국가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를 정상화하며, 국제경제·금융기구에 가입하여 시장경제에 동참하도록 도와 주고자 했습니다.

남북간에는 햇볕정책, 즉 힘에 의해 전쟁을 억제하는 [평화를 지키는 정책]과 화해와 교류·협력을 통해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자 하는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을 병행 추진했습니다.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과거와는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지난 50여년 동안 북한을 불신과 대결의 상대로 보는데 익숙해 있던 우리에게 그 대결의 상대인 북한과 화해·협력한다는 것은 생소한 것이었습니다.  이념이 다르고 군사적으로 대결하고 있는 서로 다른 두 체제가 협력한다는 것은 대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동의와 함께 국제적 지지가 필요하지만 또한 북한의 호응도 필요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대북정책은 [평화를 지키는 정책]이었습니다.  군사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안보를 위해 동원하고 통제할 수 있는 "총력안보태세"로 특징 지울 수 있습니다.  간단 명료하고 국민의 동의도 절대적이었습니다.  북한의 동의나 호응은 필요없었습니다.

그러나 안보태세를 강화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뿌리 깊은 불신과 불안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신과 불안과 함께 안보위협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화를 만들어 가는 정책]을 병행 추진해야 합니다. 

햇볕정책은 싸우지 않고 평화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입니다.  햇볕정책은 유화정책이 아니라 자신감과 힘을 가진 강자만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국제 냉전 종식과 공산권의 붕괴, 그리고 남북간 국력격차의 심화는 우리에게 그러한 힘과 자신감을 갖게 했으며, 기회를 제공한 것입니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르고 반세기 동안이나 반목과 적대 관계로 얼어붙었던 냉전구조를 해체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님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돌출변수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으며 이겨내야 할 많은 시련과 도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많은 도전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이겨내고 일관되게 평화를 증진시켜 나가야 합니다.

북한도 대결보다는 평화를 원하고 있으며 마침내 세계 조류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과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한 때입니다.

지난 10년을 되돌아 볼 때 남북관계에는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대화와 교류를 거부했던 남과 북이 총리급회담, 정상회담, 장관급회담과 분야별 당국간 대화와 협상을 진행시켜 왔습니다.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화해·협력의 실천을 다짐하는 [6·15 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었습니다.  교역이 시작되고 체육·문화, 이산가족 상봉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와 관광사업, 경협 등이 추진되었습니다.

[하나의 조선]을 주장하며 남과 북이 각기 유엔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하던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했습니다. 비현실적인 [고려연방제 통일방안] 대신 남측의 [연합제]안이 현실적 대안임을 인정하고 이를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 하였습니다.  또한 거의 대부분의 서방국가에 문호를 개방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습니다.

또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추구하는 북한은 핵시설을 동결하고 제네바 합의를 준수하고 있으며, 미사일 시험발사의 유예를 선언하고 미사일 문제의 협상도 추진해 왔습니다.  미국과 함께 [반테러 공동선언]도 채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 국제사회의 원조를 수용하면서 북한의 대외 의존도는 높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속도는 느리고 우여곡절은 많았으나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노력이 꾸준히 경주되어 왔고 일정한 진전을 이룩한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북한은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게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발전도 촉진될 것입니다.  남북간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어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지고, 경제, 과학기술, 문화예술, 언론보도 등 여러 분야에서 교류·협력이 활성화 될 것입니다.  남북경제공동체 건설과 함께 군비통제가 추진되면서 '사실상의 통일상황'이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도 생존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력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특사방북을 통해 이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 동안 국제정세 변화에 장고를 거듭했던 북한이 이제 남북간 협력,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우방국들이 북한에게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확신시켜 주면서, 안심하고 개방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고무하며 이끌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진전이 가능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일관성 있게 화해협력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를 위한 리더쉽을 발휘할 것입니다.

남북간 협력은 이미 합의한 것부터, 쉬운 것부터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간에 합의하고 추진되어 온 사업 중,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 하여, 경의선 철도의 연결, 개성공단 1단계 공사, 금강산 육로관광 추진, 이에 따르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등 5개 사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최선을 다해 가능한 것부터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의 특성상 군사문제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문제가 평화와 직결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남북관계가 불신과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한이 협력해야 하고 미·일·중·러 등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즉 국제공조도 필수적입니다.  특히 우리는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는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이고도 절실한 목표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임을 거듭 강조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도 철저히 억제하여 평화를 지키는 한편,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평화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 민족에게 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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