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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1101
2002.11.14 (11:14:26)
 
조금 지난 얘기입니다만, 도널드 그레그, 돈 오버도퍼, 조셉 스티글리츠가 11월 초 북한을 방문하고 왔습니다. 김계관, 강석주 등 대미외교의 담당자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북핵 파문으로 한반도의 정세가 다시 급랭한 후, 최초로 북한에 가서 대화를 하고 온 미국의 유력인사들입니다.

면면을 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레그는 원래 미 CIA 한국지부장 출신입니다. 이후 한국 대사를 하고 지금은 미국의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이끌로 있는 대표적인 친한, 지한파입니다.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온 사람이며,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오버도퍼는 워싱턴 포스트지 동북아 담당 기자 출신이며, 지금은 존즈 홉킨스 대학의 국제대학원 교수로 있답니다. 오버도퍼는 미국 언론인 가운데 한반도 문제에 관하여 신뢰성과 공정성을 갖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최근에 쓴 '두개의 한국'이라는 저서는 남북, 북미, 한미의 현대사의 면면을 잘 알 수 있게 해 준 소중한 책입니다.

이 책은 여러 회원 모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90년대 이후 김영삼과 강경보수세력이 어떻게 대북관계를 그르치고 한반도의 위기를 증폭시켰는지 알게 되었고, 또 박정희가 나름대로는 남한의 안보를 위하여 소신있는 통치자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김영삼정부가 북미 제네바합의에 불만을 품고, 북한의 잠수정 침투 사건을 부풀려, 북한에 대한 단독적인 군사적 응징까지 생각하였다는 대목을 보고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영삼이 김대중과의 라이벌 의식 때문에 북미 간의 관계개선에 계속하여 딴지를 걸었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고, 또 현재 남한에서의 햇볕정책을 비난하고 증오하는 여론의 심리적 동기에 대하여도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한편 박정희의 유신쿠데타에 대하여는 당시 박정희가 발표한 담화문에 "강대국들에 의하여" 약소국의 운명이 처분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고, 또 박정희의 애초의 초안에는 미국이 명기되어 있었는데, 미국 측의 강력한 항의로 그렇게 수정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놀랐습니다.

그리고 당시 북한에 비하여 국력이 열세였던 남한을 책임지고 있는 통치자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중공'과 수교하고, 이른바 닉슨독트린이라고 하여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발을 빼면서 동아시아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고, 또 미군 철수론까지 나오는 상황을 결코 간단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유신 친위쿠데타의 독재를 정당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만, 다만 '자주국방'이라는 그 구호는 당시 아직 북한의 군사력이 위협적인 상황에서 이해할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무 얘기가 길어졌군요. 하여튼 꼭 한 번 읽어 보세요.

그리고 스키글리츠에 대하여는 여러분들이 더 잘 시죠?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자 세계은행 부총재(?)까지 지낸 석학인데도, IMF가 선진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희생시키는 체제라고 맹공을 펼치는 세계화의 비판론자이지요.

이들이 북한에 가서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경제회복에 대하여 많은 얘기를 나누고 왔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입니다.

프레시안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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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동시 해결로 입장변화" 
그레그 전 대사 방북결과 기자회견서 '북미대화 촉구'
2002-11-06 오후 6:14:57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6일 "북한은 미국이 먼저 어떤 행동을 취해야만 핵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에서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조치를 취하면 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쪽으로 인식변화가 있었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간의 북한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그레근 전 대사는 6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 외무성 부상 및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인 이찬복 상장과의 면담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의 방북결과 설명이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을 전제로 한 북한의 핵사태 해결 입장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불확실하나 그동안 북한과 미국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변화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레그 전 대사의 방북길에 동행한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먼저 조치를 취하라는 입장에서 동시에 뭔가 해보자는 정도로 입장이 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레그 전 대사는 또 북한의 제네바 기본합의 파기여부에 대한 입장과 관련, "강 제1부상은 `제네바 합의가 `실 끝에 달린 상태'(hanging by a thread)와 같다'고 말했다"며 "북한은 핵문제, 특히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관련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정책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김계관 부상은 '부시 행정부에 의해 고농축 우라늄 프로젝트가 '노'라는 답의 핑계로, 또 북한을 반칙하는 정권으로 그리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며 "북한이 바라는 것은 미국이 북한을 날려버리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바라는 것은 경제적 도움이 아닌 안보 약속"이라고 밝혔다.
 
  오버도퍼 교수도 "북한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로서 미국이 불가침조약을 약속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북한은 정치적 혜택, 관계정상화 등만 바랄 뿐이지 경제적 혜택을 바라는 인상을 풍기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을 상대로) 강한 압박만을 했을 때는 (문제해결의) 성공률이 가장 낮다"면서 "민감한 사안의 해결을 위해 대화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북핵사태 해결을 위한 북미간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워싱턴에 돌아가 부시 행정부 관리들에게 방북시 들은 북한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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