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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0516
2003.08.07 (12:26:05)
경향신문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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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북경협 명분집착 버려야 빛본다





열정을 갖고 위험을 감수하며 대북경협사업을 추진한 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죽음은 남북경협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아프기 그지없다.


지금처럼 남북문제를 정치적 목적과 실리 중심으로만 생각한다면 남북경협의 성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남북경협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데는 북한의 개방이나 통일이 급속하게 이루어질 경우 통일비용 증대와 대량실업, 그리고 남북 주민의 경제·문화적 격차 때문에 민족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 교육자 등 사회지도층의 책임이 크다. 많은 젊은이들이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강대국에 둘러싸인 분단 한반도는 언제든지 정치·경제적 위기에 몰릴 수 있으며, 정치·군사적 위기는 경제적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만 잘 살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다.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압박과 대북송금으로 야기된 남·남갈등으로 인해 이제 막 기초를 놓으려던 남북경협은 지난 2년여동안 단 한건의 투자사업도 전개하지 못했다. 또 그간 추진하던 대부분의 사업도 끝없는 추락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일 발효되는 남북경협합의서는 한가닥 희망을 다시 걸게 한다. 우선 남북경협합의서가 발효되면 그간 경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로 대두됐던 남북 거래물품에 대한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고 상품의 원산지 표시를 공식화할 수 있다. 이는 북한 상품의 품질향상으로 이어져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산결재 방식이 도입되면 남북이 거래자금을 직접 주고 받게 되므로 안정성과 효율성에 근거한 남북교역 기반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상사중재위원회는 국제법이나 남북 양측의 법률을 일방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남북 교역상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용한 법적 지표를 제시해줌으로써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고 경협을 확대 발전시키는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과거 남북 거래에서 같은 상품이 이름만 바뀌어 각각 다른 업체에 공급되거나 중국 상품이 북한 상품으로 둔갑하여 국내 시장을 어지럽게 하는 등의 웃지 못할 일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지금까지 추진해온 남북경협 과정과 경험을 평가하고 분석하여 새시대에 맞는 실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나 기업이 추진해온 대부분의 남북경협사업은 남북 양측의 실리보다는 명분에 치우쳐 각종 행사와 인도주의적 지원사업, 정치적 목적사업 등 수익성이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초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된 기업의 대북투자는 임가공 분야를 제외하고는 단 한개의 민간기업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가끔 남북경협 관련 회의나 포럼에 참석해보면 성공적으로 북측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람들로부터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곤 한다. “북에서는 내 말이 법입니다”라는 말이 한 예다. 북한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말이라고 생각되지만 모든 사업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개성공단 사업 같은 정부 주도의 대단위 프로젝트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안정성이 높은 전문분야별 중소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중소단위의 사업 성공모델을 개발하여 확대 발전시키는 방법만이 성공적 남북경협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민족적 위기상황에서 다시 한번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인 남북경협합의서 발효를 계기로 적극적인 경협을 통해 같이 일하고 나눔으로써 남북이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임완근/남북경제협력진흥원 원장>




최종 편집: 2003년 08월 05일 18: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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