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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8.14 (00:00:00)
김정일 위원장의 확고한 군부지도력을 반기며

정태욱(영남대 교수)



다시 한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원시원한 발언이 여름의 더위를 달래 주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북한 군부에 대한 김위원장의 확고한 지도력에 대하여 한편 놀랍고, 또 한편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저는 민주법학 16호에서 북한의 체제를 군부권위주의체제로 이해하고, 김정일위원장은 군부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식으로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북한의 대미 및 대남 강경기조의 한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번 정상회담과 이번 언론사 사장단과의 대화를 보건대 저의 그러한 인식은 부정확한 것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김 대통령의 방북 때 김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와 북한 군대의 사열을 받는 장면, 두 번째 만찬시 조명록 북한군 총사령관으로 하여금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답사를 하게 하고, 김대통령과 건배를 하게 하는 장면에서도 그렇고,

이번 언론사 사장들과의 대담에서 남북한 직항로의 개설에 대하여 북 군부의 반대가 있을 것이나 자신이 지시를 할 것이라는 발언, 특히 과거 남과 북의 정권 모두 통일문제를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해왔다는 발언 등에서도 김위원장이 군부를 비롯하여 북한 정국을 확실 장악하고 지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북한 체제가 개방되고, 한반도의 평화기조가 정착되면서 제일 잃을 것이 많은 측은 (외국을 제외한다면) 남과 북의 강경보수세력일 것입니다. 즉 북한의 군부권력은 (일반 대다수의 군인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현재의 남북의 급격한 화해무드에 대하여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 남한에서 조선일보나 한나라당이 계속 딴죽걸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사정이 그럴진대, 위와 같이 김위원장이 북한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또 군부로 하여금 남북화해의 기조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은 참으로 경탄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저는 또 16호의 원고에서, 한편으로는 북한이 대미외교에 치중하고 남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있지 않음을 비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북한 내에 친남(親南)세력을 형성하는 데에 소홀히 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이유에서라도 국가보안법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사이 흐름을 보니까 다름 아닌 김정일 위원장이 바로 친남세력의 대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김대통령의 합리적 통일정책과 일관된 대북 포용정책이 바로 그러한 계기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15공동성언의 첫 번째 명제로서 자주적 통일의 원칙이 천명된 것은 바로 그 귀결이었던 것입니다.

현재 세계는 중국의 번성과 러시아의 안정에 불안을 느낀 미국이 군비확장에 나서고 있어 다시금 신냉전의 분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경계는 바로 한반도의 군사분계선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남북이 서로 의지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의 구심점으로 우뚝 서지 않으면, 주변열강의 역학관계의 원심력에 의하여 한반도의 허리는 다시금 처참하게 찢겨나갈지 모릅니다.

남북의 화해와 교류에서 더욱 부담이 큰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생존이라는 대의를 위하여 저렇게 나서는 것은 지당하면서도 참으로 올바른 선택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사사건건 남북화해 무드에 찬물을 끼얹고자 하고, 우리의 국익보다 미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은 남한의 보수집단은 참으로 어리석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행태는 민족 전체의 이해관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에만 급급한, 그리고 남북문제를 민족 전체의 관점이 아니라, 오직 정파적 관점에서만 취급하는 소아병적 작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친남세력의 핵심이며, 친남의 분위기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우리 정부와 언론이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 화해의 분위기를 진작시키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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