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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국가보안법의 완전폐지만이 정답이다
- 국가보안법개폐론에 대한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성명서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싸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물론 각 국가기관까지 합세하여 한바탕 논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주의법학’을 지향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에 기여하고자 하는 법학자들의 연구모임인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국가보안법의 완전폐지만이 최소한 자유민주주의헌법체제를 세우는 일임을 주장하고자 한다.

1.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안을 찬성하며, 권고를 받은 국회와 법무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보안법의 인권침해사례에 대한 조사에 기초하고 국제인권규범에 비추어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를 고려하였으며, 헌법에 보장된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켜야 하는 제 구실에 충실하였기 때문이다.

2.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헌법재판소의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헌법재판소의 제 노릇을 전혀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여 헌법재판소의 엄중한 자기반성을 촉구한다.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제5항에 대하여 전원일치의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주관적 구성요건만으로 ‘인권침해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필요 최소한도의 제한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는 헌법적 잣대, 즉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지 않으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초래되는가에 대하여는 전혀 검토하지도 않았다. 이 잣대는 사안마다 늘 새로이 점검하여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검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판례를 단순히 되풀이한 것은 인권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의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

3.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대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하여 반박한 것은 헌법적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대법원의 통렬한 자기비판을 요구한다. 대법원 판결은 구태의연한 냉전논리를 동원하여 국가보안법이 초래한 인권침해를 외면하는 잘못을 되풀이하였음은 물론, 한술 더 떠 국가보안법 폐지가 ‘일방적인 무장해제’로서 ‘국가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가고 있다’고 근거 없는 주장과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은 주권자 국민의 민주적 의사 형성과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월권적 침해인 동시에 민주개혁의 시대에 자기 무덤을 파는 행위이다. 과거 독재정권이 국가보안법을 휘둘러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할 때는 변변한 인권지킴이 노릇을 못하고 침묵했던 사법부가 그 치욕적 과거를 참회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4.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지지하고 그것이 ‘문명국가로의 발전’임을 제시한 것에 대하여 찬성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적어도 국가보안법 문제에 관한 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제 역할을 한 것이다. 국가보안법 없이도 국가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국가원수로서의 책임감 있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헌법상의 평화주의원칙에 입각하여 국가안보의 문제를 풀어감으로써 혹여 있을 지도 모르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를 기대한다.

5.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한나라당이 인권의 문제를 이념의 문제로 왜곡하고 악법에 기대어 법치주의를 훼손시키며, 입법자인 국회의원으로서의 제구실은 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을 빌미삼아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대하여 엄중히 비판한다. 국가보안법에서 “한나라당의 존재이유”를 찾는 박근혜 당 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수구반동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한나라당이 헌법상의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길인 국가보안법 폐지 대열에 동참하여 자유민주주의체제 안에서 보수야당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찾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6.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이후 ‘민주질서보호법’ 같은 대체입법 혹은 형법 개정에 반대한다. 기존의 형법만으로도 자유민주주의헌법체제를 지키기 위한 장치는 충분하다. 일부에서는 처벌의 공백을 우려하지만, 그것은 불가피하다. 왜냐하면 처벌의 공백을 남기는 것이야말로 곧 사상․양심․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진정한 이유이고, 국가보안법으로 국민을 윽박지르는 체제보다 상대적인 우월성을 가질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지난 56년 동안 헌법 위에 군림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짓밟아 온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을 회복하고 국가정체성을 수호하는 것임을 엄숙히 확인한다. 그에 따라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국가보안법의 완전폐지를 주장하며, 형법의 국가보안법화를 꾀하는 형법 개정에 반대한다. 국회는 대의민주주의의 참뜻을 살려 국가보안법의 완전폐지로써 이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고 또 다른 국가사의 해결에 힘쓸 일이다.




2004년 9월 8일
민주주의법학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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