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미국무부 부장관이 왔다 갔습니다.
한 손에는 반가운 선물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위험한 흉기를 들고 왔습니다.
일단은 전체적으로 보아 긍정적인 방향을 잡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조금씩 나아갈 수 있어도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친서를 보내서, 지난 번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장에서의 오만한 태도를 반성하듯,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를 조속히 완료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아미티지는 미국은 북-미 제네바합의를 준수할 것이며, 김정일 위원장이 페르손 총리와의 회담에서 말한 미사일 발상 유예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곧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좋은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아미티지는 다시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말도 하였습니다. 그 하나는 이른바 반(counter)확산정책입니다. 즉 불량국가들의 대량 살상무기를 무력을 통해서라도 제거해 나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번 방한의 목적인 미사일방어망에 대한 찬성의 요청입니다. 그리고 실제, 동해상에 이지스 함이 배치되어 해상미사일방어체제가 시작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