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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9913
2001.12.18 (04:49:31)
민주언론시민연합(약칭 민언련)에서 ▲ 2001 나쁜 사설 및 칼럼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조선일보의 '악의적인' 사설과 9.11테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표현된 칼럼이 선정되었습니다. 이 두 편 모두 '언론사세무조사'와 관계짓고 있는 모습을 볼때, 언론의 자사이익을 위해서 사실을 왜곡하고 사실에 대한 악의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 결코 언론에서 공표하는 사실보도의 '객관성'과 평가의 '균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언론의 분단적,냉전적 인식에 대한 비판적 글을 이곳에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사설과 칼럼을 옮긴 후 민언련의 발표를 이어서 옮깁니다.

* 나쁜사설

[사설] 北 생화학 무기 세계가 주목 (조선일보 11/28일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한 고비를 넘기면서 이라크와 함께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한 기존의 우려가 다시금 재생되고 있다. 존 볼튼 미국 국무부 차관이 제네바에서 열린 생물무기협약(BWC)제5차 평가회의에서 북한의 생물무기 위협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자세를 다시 확인한데 이어 부시 대통령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확산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생화학무기 보유국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답답한 것은 북한의 생화학무기 공격위협에 가장 첨예하게 노출돼 있는것이 우리이고, 만일의 경우 가장 많은 피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국가차원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의 생화학무기는 우리에게 ‘죽고사는 문제 ’인데도 지금껏 정부당국이 그 문제를 북한에 정식으로 제기한 적도 없으며 국제사회에 대해 여론을 환기한 적도 없다. 아무리 남북대화가 중요하다해도 그것은 그것대로 추진하고, 이 문제는 이 문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정부로서의 본분일 터인데도 혹시나 북한의 비위를 상하면 대화가 중단될까 보아 주저한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북한의 생화학무기 보유는 가공할 수준이다. 지난 60년대부터 소련의 지원으로 화학무기 개발에 착수해 70년대부터는 독자적인 생산조직과 체계를 갖추었으며 화학무기의 경우 현재 세계 3위의 생산국으로서, 5000t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물무기도 천연두, 탄저균 등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안주 등 8개 생산시설과 4개 연구소, 6개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귀순한 군인들은 1년에 실전과 같은 화생방 훈련을 매년 2차례 실시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북한의 생화학무기가 우리에게 ‘생존 ’문제로 직결되는 것은 많은 양(量)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말고도 다양한 투발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나 부산 등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스커드, 노동1호 등 미사일, 그리고 수도권 일원은 휴전선에 전진배치된 장거리포, 방사포 등의 사정권에 들어 있다.

북한의 생화학 무기 위협은 결코 우리에게 대안(對岸)의 불일 수 없다. 정부는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해 전진배치된 장거리포 등의 후방이전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국제사찰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우리 내부의 화생방 대비태세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나쁜 칼럼
기사 분야 : 피플/칼럼
등록 일자 : 2001/09/16(일) 18:37

[광화문에서]홍호표/상징과 심장에 대한 테러

미국 심장부의 테러 참사 후 서울의 한 고교 2학년생 상당수가 “고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외 없이 성적이 하위권이라는 특성이 있었다. 한 학생이 “6·25전쟁의 폐허에서 우리 엄마 아빠의 주린 배를 밀가루와 우유로 채워준 혈맹” “‘한민족 이민 200만명’을 받아준 유일한 나라가 미국”라고 말했을 뿐 나머지 상위권 학생들은 침묵했다. 한 중학교의 1학년생 일부는 “세계무역센터 붕괴 장면이 게임과 똑같다”며 신난다고 했다.

정치권 일부가 내심 이번 사건을 반겼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엉망 인사와 여권 내분, 인천공항 게이트, 국정감사, 교육정책 실패, 언론탄압 감시대상국 지정 등 악재들이 묻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인터넷 신문에는 ‘미국에 대한 세계 반감의 절정이 테러로 표출’ ‘미제에 대한 피의 보복 시작’ ‘테러범들은 평화운동을 한 것’ 등의 글이 대거 올라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문명사회에 대한 테러다. 인류가 수천년에 걸쳐 일궈온 문명과 가치, 평화노력에 대한 총체적 도발이다. 세계인의 분노와 응징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일부 마이너리티가 테러를 정당화하고 피해자를 비웃는 가치관의 전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비뚤어진 ‘심보’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 사회 일부에는 언제부터인가 유능하고, 힘있고, 잘 사는 사람은 무조건 적대시하며 타도 대상으로 삼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이들은 자신의 무능을 환경 탓으로 돌려 정당화하면서 범 마이너리티 연대를 꿈꾸고 있다. 소외 계층 발생에 대한 책임이 일부 지배층에 있다 해도 테러를 정당화할 수 없다.


전세계의 주류와 엘리트가 공격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은밀한, 그러나 명백한 테러 행위’가 있다. 일부가 연대해 ‘우리 다수가 옳다고 믿어온 가치에 대한 테러’에 나선 까닭이다. 대표적인 것이 메이저 신문에 대한 ‘동시다발 연대테러’다.


주류 언론에 대한 공격은 미국 테러 참사와 유사한 점이 많다. ‘배후’가 있어 보이며 동시다발형이다. 흑막에 가려진(또는 당사자로 보이는 세력이 하나같이 부인하는)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주류 타도라는 목적도 같다.


이들 공격은 상징성과 심장부를 노린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워싱턴을 공격했듯이 서울에서도 심장부인 광화문에 집중되고 있다. 8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신문의 ‘트윈타워’, 즉 비판언론이란 상징에 대한 공격이다.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독자들이 인질이 돼 있는 형국이다. 주류와 메이저는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는 반면 공격자들은 정체를 숨긴 채 뒤에서 움직이고 있다.


테러범과 그 배후는 실제로는 한줌이다. 테러는 우리가 피로써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사회에만 존재할 수 있다. 용기와 단호함의 결여가 테러를 부른다. 따라서 응징은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이뤄져야 한다. 응징하는 힘의 원천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다. 신중론의 지나친 강조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즉각 행동하지 않고 상당기간 말(성명)로 대응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의아함도 있다.
뉴욕 트윈타워 자리에 200층 짜리를 새로 짓겠다는 미국인들의 결연한 다짐을 우리는 명심할 것이다.
홍호표<부국장대우 이슈부장>hphong@donga.com


- 민언련 발표
1) 나쁜 사설 - 북한 생화학무기 세계가 주목(조선일보 11/28일자)
2) 나쁜 칼럼 - 상징과 심장에 대한 테러(동아일보 9/17일자 홍호표 칼럼)


- 왜 나쁜 사설과 칼럼인가?

* 나쁜 사설 - <북 생화학무기 세계가 주목> (조선일보 11월 28일자 사설)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떠올려지는 화제 거리는 단연 언론사 세무조사다. 탈세 언론사들은 국민의 지면을 자사의 선전도구인양 자신들의 탈세 혐의를 숨기고 언론말살 음모를 주장하며, 여론을 호도 했다. 급기야, 조선일보는 어느 야당 의원의 말을 빌어 정부가 주도하는 언론사 세무조사가 북한의 김정일 답 방 사전정지용 이라며, 남북 냉전 논리를 부추겼다. 특히 조선일보는 '북한'의 생화학 무기 보유 위협을 제기하며, 한반도의 반공, 안보강화 분위기를 고취시키는데 혈안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조선일보의 '독보적' 모습이기도 하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북한과 테러를 관련짓는 조선일보의 수많은 사설 중 11월 28일자 <북 생화학무기 세계가 주목>을 올해의 나쁜 사설로 선정하였다.
이 사설은 국가안보를 현저히 위협할 만큼 '전쟁을 불러오는' 호전적 사설이다. 남북 간 대립을 부추기며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까지 왜곡하며 전쟁을 부추기는 조선일보. "일등 신문"이라고 자칭하는 오만함을 하루빨리 버리기를 바란다.


* 나쁜 칼럼 - 상징과 심장에 대한 테러 (동아일보 9/17일자 홍호표 칼럼)

미국 테러참사와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롯한 일련의 사건, 언론개혁운동을 올 한해의 최대의 사건, 뉴스로 보는 데에는 큰 이의가 없을 듯하다. 이 두 이슈간의 공통점을 애써 찾는다면 없기야 하겠느냐마는, 이 칼럼은 기발하게도 그 공통점을 "상징과 심장에 대한 일부 마이너리티의 무조건적 공격"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논리이다.
미국에 대한 테러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인류가 수 천년에 걸쳐 일궈온 문명사회에 대한 테러이자 평화노력에 대한 도발이라는 시각과 이슬람세계를 비롯한 타국에 큰 영향을 미쳐온 미국의 ‘힘의 논리’에 대한 항전이라는 시각. 이 칼럼은 전자의 견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후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간과하고 있다. 대립하는 양쪽의 의견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는 언론인으로서 이렇듯 균형 잡히지 않은 의견을 내세우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후자의 의견이 단지‘테러를 정당화하고 피해자를 비웃는 비뚤어진 심보’에서 비롯한 것인가?
언론개혁요구를 ‘동시다발 연대 테러’라고 못박은 것도 언론개혁을 위해 고군분투해온 수 년간의 노력을 허무는 테러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던 언론의 폐해가 단지 ‘은밀한, 그러나 명백한 테러 행위’였던가.
이 칼럼에서 말하고 있는 마이너리티는 ‘성적이 하위권인 고교 2년생’‘현 정부’‘일부 인터넷 신문’ 등이다. 무슨 기준으로 이들을 ‘마이너리티’로 규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동조하기 힘들다. 미국 테러 참사를 고소하게 생각했다는 고교 2년생들이 ‘예외없이 성적이 하위권’이라는 말은 더더욱 믿기어렵다. 사실관계가 부정확한 예시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칼럼에는‘스스로를 ‘주류라 말하는 이들의 오만함이 그대로 배어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주류가 지켜야 할 의무와 도덕적 책임이 있다. 이들은 사회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서로 대립되는 의견, 주장에도 귀기울일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옹졸한 ‘주류의 대응태도를 볼 때,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을 ‘주류’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이 사회의‘권력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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