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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4993
2011.04.22 (10:45:17)

생태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실천제안

 

오늘날 생태환경 위기의 신호는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잦은 홍수와 지진, 녹고있는 빙하 등 자연적인 재해가 계속되고 있으며, 구제역이나 AI 등으로 인해 다른 생명체들도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진도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촉발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4대강 살리기, FTA 강행, 한반도 긴장조성 등을 통해 생태위기 극복과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위기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생명체들에게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생태위기 시대의 지식인과 시민은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

 

저는 한국사회가 장기적으로 독일을 닮아 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생태위기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독일이 수준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2001년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 시절에 당시 가동중이던 원전 17개를 2029년까지 모두 폐쇄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현재의 기민당과 자유당 연정하에서는 이 합의를 2050년으로 연기하는 듯하더니, 최근 일본 원전 사태를 보면서 폐쇄 일정을 훨씬 앞당기려 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대도시에서 원전 반대를 외치는 수십만명 시민들의 모습을 여러분도 보셨을 테지요.

그러나, 당장에 한국이 독일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노력이 있어야만 조금 따라갈 수 있을 테지요. 어쩌면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민폐를 안끼쳤으면 하는 것이 현실적일지 모릅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속도는 OECD 국가 중에서 최고수준입니다. OECD 회원국의 CO2 평균 증가율에 비해 6~7배 빠른 속도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OECD의 일부 선진국들은 지난 몇년새 1인당 에너지 소비에 변화가 거의 없지만, 한국은 1인당 GDP가 1% 증가하면 1인당 에너지 소비 또한 거의 1%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산업체나 가정에서 석유, 전기등의 에너지를 펑펑 쓰고 있다는 반증이겠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쁜 일상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우리가 할수 있는 무언가를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습니다.

먼저, 대학내에서 생태위기를 이야기하고 실천을 논의하는 장(場)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동아리의 지도교수 입니다. 자치단체인 광주시의 푸른광주 21운동의 일환으로서 대학 환경동아리가 구성되었는데, 유명무실할 뻔했던 이 동아리의 지도를 맡아 여러가지 시도를 학생들과 해보고 있습니다. 지구촌 불끄기(Earth Day)나 지구의 날 자원봉사, 에너지 문제 강연, 아름다운 가게 봉사 등을 벌이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학생들의 친목 동아리 또는 그것을 약간 벗어나는 수준입니다. 이웃 전남대에서도 기후 동아리가 구성되었는데 지도교수인 조길례 교수는 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학내에 채식식당을 만들자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다양한 수준의 생태나 환경단체에 적어도 하나 이상 가입했으면 합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수준의 환경 NGO(민간단체)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큰 환경단체가 있는가 하면 에너지연대, 전국귀농운동본부, 생명평화연대, 환경정의 등 좀더 구체적인 이슈를 다루는 단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는 한국채식연합이나 동물보호단체 등 이제까지 생각할 수 없었던 영역에서도 생태단체들이 결성되고 있으며, 계간잡지 ‘녹색평론’은 각 지역마다 독자모임을 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는 의료생활협동조합이나 지역화폐운동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수준과 여러 지향의 단체가 있으므로 짧은 지면에 다 적시할 수 없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단체활동이야 이제 사람 만나는 일을 피하고 싶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한두개 정도는 가입해서 회비라도 내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합니다. 자신의 마음의 상태와 관심에 따라서 다양한 결합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하나, 생활속의 실천운동도 소홀히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독일 등의 선진국이 우리보다 수준높은 친환경 성과를 내었던 것도 조그만 실천들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자기용을 타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채식 중심의 식단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한국은 단위면적당 도로 포장률이 세계적인 국가로서 나홀로 차량들이 도로를 메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중교통의 이용이나 자전거의 사용 등 대체적인 교통수단은 정비되어 있지 못합니다. 저는 근무처가 경사진 산기슭에 있어서 날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5부제를 지키기 위해 금요일에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일요일날 성당에 오갈 때에 자가용을 타지않는 정도입니다. 별로 내세울 만한 일도 못됩니다.

육식도 지구온난화의 주요한 원인입니다. 어떤 전문가는 자동차나 산업체보다도 육식이 더큰 원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육식은 구제역과 AI 파동에서 보듯이 생명체인 동물들의 권익을 유린하는 결과를 빚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식단이 워낙 육식에 절어있어 채식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고작 1주 1일(월요일) 하루만 채식을 하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월요일에 회식이 있으면 심적 갈등이 좀 있습니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채식을 시도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채식주의자들의 인터넷 사이트 (한국채식연합)도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채식을 보급하기 위한 단체(비건네트워크)가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과거 80년대를 전후하여 이땅의 지식인들은 한국사회가 근본적인 사회혁명을 통해서 민중이 주인이 되고 역사가 바로서는 민주사회가 건설될 것이라 생각하여 사회의 구조적 변혁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반면에 일상적인 실천이나 정신적인 각성은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소홀히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혁명의 꿈은 좌절되고 정권교체는 민주사회를 자동으로 가져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할 대학과 지식인 사회가 금전과 세속에 눈이 멀고 역사의 광장으로부터 도피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거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조그만 것을 가까운 사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민주주의 법학연구회의 연구소 건설과 관련해서 제안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직은 연구소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만, 본격적으로 굴러간다면 생태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와 실천을 시도했으면 합니다. 생태와 관련한 법정책인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이나 도심재개발사업, 에너지정책(저는 전기와 석유 가격이 너무 싸다고 생각하여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가격인상시 저소득층들의 복지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라 봅니다) 등 연구과제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너무 말이 많았습니다. 노동법학자로서 노동소외의 문제가 아닌 길로 외도를 했다고 비판을 받을지 모르나, 노동도 생태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적어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년 4월 어느날 회원 최 모 드림

생일은 음력임
2011.04.26 (20:05:07)
최관호
profile

좋은 제안 감사합니다.

일본의 술자리에서 핵발전소 이야기가 있었는데, 독일의 사례가 논의되었었습니다.

핵을 없애자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주장만 하였지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는 반성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니, 생활속의 실천도 부족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자전거 타기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아직은 육식을 좋아하는 관계로 전면적인 채식은 힘들지만,

일단 일주일에 1끼정도 채식으로 바꾸면서 서서히 몸과 의식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겠죠?

앞으로도 좋은 말씀을 자주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관호 올림

(*.251.229.225)
2011.04.27 (18:37:54)
최홍엽

리플 잘 읽었어요.  당케 쉔

담배도 물론 문제가 있을 거요. CO2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거기서도 나오지 않겠어요.

 

핵을 당장에 없애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워낙 한국인의 생활이

에너지 과소비에 터 잡아 있기에.    오싹하게 하는 에어컨과 후끈한 난방에다가 또

주력 산업들 다수가 에너지 과소비형이라죠.

 

한 2,30년을 두고 점진적으로

폐지해나가는 것이 최선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것도 아마 끈질긴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겁니다.

그러기 전에는 생활 속의 실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헌당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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