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의 의의와 전망
미국 피츠버그 컨벤션센터에서 이명박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제5차 G20 정상회의의 개최국으로 결정되었다. ⓒ 연합뉴스
G20 정상회의의 의의
지난 9월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국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이니만큼, 앞으로 주요국의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세계의 동반 경기침체 와중에도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대응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방과 국제화의 진전으로 상호의존성이 높아진 세계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한 나라의 정책이 다른 나라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G20정상회담은 지금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건실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개별 국가의 상황에 맞춘 독자적인 대응이 아니라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경제의 현안들을 논의하고 협력하기 위한 협의체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75년이다. 1973년의 석유파동과 뒤이은 세계경제 침체를 계기로 미국, 영국, 서독,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주요 선진 6개국 정상은 G6(Group of 6)을 결성했고, 이듬해 캐나다가 합류하면서 G7이 되었다. 1997년에는 러시아를 포함한 G8 정상회의가 시작되었다. G7 또는 G8은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진국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G20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포함하여 전세계 GDP의 90%를 차지하는 20개 국가들로 구성된 국제협의체이다. G20은 1990년대 후반의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재무장관 회의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G20의 출범은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신흥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1999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2002년의 4차 회의까지는 금융위기 예방과 해결방안을 주로 논의했으며, 5차 회의부터는 금융부문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관한 주요 이슈로 논의 범위를 확대했다.
그런데, 2008년부터 본격화된 세계 금융위기는 G8만의 협력으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번 금융위기가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그동안 신흥국들의 경제가 크게 성장하고 자본이 축적되어 국제 금융시장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커진 것이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인해 신흥국의 협조 없이 주요 선진국들만으로는 금융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G20 재무장관 회의를 G20 정상회의로 격상하여 2008년 11월 워싱턴, 2009년 4월 런던에 이어 11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3차 정상회의를 갖기에 이르렀다. 당초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G7에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지역대표(남아공, 멕시코)가 포함된 G13 또는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포함한 G14 등을 주장했으나, 주요국 간의 정치적 역학관계 등으로 인해 결국 한국, 호주,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터키, 유럽연합(EU) 의장국까지 포함한 G20 정상회의가 출범하게 되었다.
제1·2차 G20 정상회의의 주요 합의사항
1차 G20 정상회의는 금융위기가 최악의 국면에 있던 2008년 12월에 개최되었다. 따라서 1차 회의에서는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에 논의가 집중되어, 과감한 유동성 공급, 금융규제 및 감독의 개선과 금융시장의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국제금융기구 개혁 등 5대 기본원칙과 47개 실행계획에 합의했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어느 정도 진정되어 가던 중에 열린 2009년 4월의 런던 2차 정상회의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돌입한 실물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관심이 모아졌다. 회의의 결과,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방지에 주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또 금융규제 및 감독체계 개선을 위해 기존의 금융안정포럼을 G20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금융안정이사회로 확대개편하고, 헤지펀드와 신용평가사 규제, 조세피난처에 대한 규제 강화, IMF와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개혁 등에 대해서도 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제3차 정상회의의 결과
이번 9월의 제3차 회의는 1차 및 2차 회의와는 또 다른 상황에서 열렸다. 세계경제의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금융위기 이후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합의사항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 도출과 합의이행 여부의 점검 외에 출구전략과 금융위기 이후의 지속가능한 성장체제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먼저 지금의 경제상황은 아직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지속적인 경기부양정책이 필요하므로 출구전략은 경제회복이 확실해진 후에 실행한다는 데 합의했다. 출구전략이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취해졌던 비상조치들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금융시장에 과다하게 공급된 유동성을 회수하고 큰 폭으로 증가한 재정수지 적자를 감축하는 정책 등이다. 경제회복이 확실해지기 전에 출구전략을 시행할 경우 경기회복의 싹을 밟아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아직은 강하게 남아 있어 출구전략의 조기시행은 자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다만, 앞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할 경우 공조와 사전조율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금융규제 부문에서는 은행의 자본규제 기준을 2010년까지 마련한 후 2012년 이행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보수 규제, 장외파생상품시장 규제 등에 합의했다. 또 국제금융기구 개혁의 일환으로 신흥국의 IMF 쿼터를 5%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17%의 쿼터를 보유하여 IMF 의결에 대해 거부권을 가진 유일한 국가인 미국을 포함하여 선진국의 쿼터는 하향조정되어야 하는데, 이는 세계경제 지배력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조정의 결과가 주목된다.
또한, 중요한 합의내용 중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질서와 관련하여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자는 내용도 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에 미국의 막대한 수입과 무역수지 적자에 의존해 세계경제가 성장하는 국제 불균형(Global Imbalance) 구조는 지속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3차 정상회의 직전에 국제 불균형 해소를 강력히 주장했으며, 미국의 이러한 입장이 G20 정상회의에 반영된 것이다. 그 밖에도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최빈국 지원과 고용확대, 자유무역 확산 등에도 합의했다.
G20 정상회의와 한국
이번 3차 회의의 중요한 결과 가운데 하나는 G20 정상회의를 정례화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 번의 정상회의가 열렸음에도 G20은 임시협의체 또는 한시적 기구의 성격이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2010년에 두 차례, 201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G20이 금융위기 이전까지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G8을 대체하여 명실상부한 세계경제 및 금융의 구조를 결정하는 조직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국제사회의 지배구조에서 힘의 중심이 서방 선진국에서 신흥경제권, 특히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일이다.
특히 한국은 2010년 6월의 캐나다 4차 정상회의에 이어 11월에 개최될 제5차 G20 정상회의의 개최국으로 결정되었다. 한국은 2010년에 G20 의장국이기도 하면서, G7에 속하지 않은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 되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G20의 의장국이자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한국은 단순히 회의의 진행뿐만 아니라 회의에서 다룰 이슈를 결정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규칙 제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한국에게 이런 역할을 맡긴 것은 그동안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그동안의 눈부신 경제성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은 그에 훨씬 못 미쳤지만, 이번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국제사회를 주도하는 국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므로 단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에 만족하지 말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적 입장에서 양측의 견해를 조율하고 세계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주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한번 마음먹으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저력있는 민족입니다. 우리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치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