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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8236
2002.03.27 (22:43:44)
* 다음 글은 <인터넷 한겨레편집 2001.11.25(일) 23:15>에서 퍼 온 글입니다. '한일협정과 조일협정' 관계전문가들과 얘기하다보면, 납북자문제와 식민지책임문제가 논의됩니다. 전자의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들 상당한 의구심을 표합니다. 이런 경험을 저는 몇 년사이 수 차례했습니다. 와다 하루키선생님도 북납치의혹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얼마전에 와다선생님이 쓴 <북조선>(돌베개)이라는 책이 번역증보되어 나왔습니다. 이종석박사의 <현대 북한의 이해>와 더불어  북한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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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빈약한 북 납치의혹/ 와다 하루키


최근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외무성의 20만t 식량지원 제안을 거부했다. 이유는 북일수교 교섭이 지난해 10월부터 중단됐고, `(일본인) 납치의혹' 문제에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놀랄 만한 태도다. 그러나 “외국의 국가기관에 의해 유괴당한 일본 국민의 납치문제 해결 없이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일본 일부에서 매우 강하게 대두되고 있고, 정치가와 언론도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가 북일교섭 추진에 커다란 과제가 돼 있다.
나는 `납치의혹' 문제는 경우를 구별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일본 경찰이 `북한이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들고 있는 것은 모두 7건 10명이나, 그 근거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공안경찰의 특수 자료가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으나, 공표되지 않은 자료는 외교교섭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이 7건 10명 가운데 일본국민이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례가 니가타현의 중학생 요코다 메구미 사건이다. 나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해 말과 올 1월에 잡지 <세카이>의 “`일본인의 납치의혹'을 검증한다”는 글을 통해 “납치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 대해 관계자들로부터 반론과 여러 감정표현이 있었지만, 나의 결론은 변함이 없다.

이 건은 <일본텔레비전>의 디렉터 이시다카 겐지의 취재로부터 시작됐다. 이시다카는 1995년 6월 망명한 북한 공작원 안명진씨를 서울에서 인터뷰했다. 안씨는 “일본인 납치 사실을 알고 있다,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에서 1년에 4~5 차례 일본인이 모여 강의를 받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 직후 이시다카는 서울에서 정보부의 고위 간부로부터 망명한 북한 공작원이 1976년께 일본 니가타에서 임무수행중 배트민턴 연습을 하고 돌아오는 13살된 일본 소녀를 해안에서 납치해 왔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시다카는 11월에 다시 안씨를 만나 일본으로부터 납치된 혐의가 있는 사람들의 사진 14매를 보여주고, 이치카와 수이치라는 피랍의혹자를 평양에서 만났다는 말을 안씨로부터 들었다.

이시다카는 96년 9월에 아사히신문사에서 출판한 <김정일의 납치지령>이라는 책에서 안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썼으나, 한국 정보부의 고위 간부로부터 들은 내용은 “정보량의 부족으로 구체적인 이름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직후 (대표적인 일본내 반북인사) 사토 가쓰미가 만드는 잡지 <현대코리아> 10월호에 소녀납치 얘기가 실렸다.

사토가 이 얘기를 그해 12월에 니가타에서 다시 제기하면서 피랍소녀는 요코다 메구미가 틀림없는 것으로 기정사실화됐으며, 97년 1월 이런 사실이 요코다의 부모에게 전달되고, 국회의원이 질문서를 내는 사태로 발전했다. 같은 해 2월3일치 신문 잡지에도 실렸다. 이 기사를 2월4일에 안씨를 인터뷰한 사람이 안씨에게 보여주자, 안씨는 이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일본의 텔레비전에 보도돼 큰 소동이 일어났다.

이시다카는 서울의 고위 정보관계자로부터 들은 얘기를 그 뒤 다른 정보부 관계자로부터도 들었다고 말했으나, 지금까지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기서 안씨의 증언이 가진 중요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안씨의 증언은 95년과 97년에 크게 바뀌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증언의 불일치에 대해 사토는 안씨가 부모 가족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망명자의 언동이 부모 가족의 운명을 가른다”는 이유로 발언을 자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텔레비전에 나와 얘기하는 것을 거북해 하기 때문에 초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시다카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만으로 증언의 변화를 납득하긴 어렵다. 그의 증언 중 김정일정치군사대학의 모습, 일본인 납치에 대한 정보가 95년 11월의 증언과 97년 2~3월의 증언에서 기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95년 11월에 안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1.김정일대학에서 1년에 5~6차례 일본인이 회의실에 모여 강의받는 것을 봤다. 복도에서 안을 쳐다봤다. 2.교실에서 본 일본인 가운데에는 여성이 2~3명밖에 없었다. 3.11기생의 선배로 청진연락소에 소속돼 있던 공작원이며 대학 교관이던 사람(이름은 배도관 또는 배돈호)으로부터 “나는 일본에 잠입해 일본 사람을 2명 데려 왔다”는 말을 들었다. 언제 어디에서 데리고 왔다는 말은 없다. 얘기를 들은 것은 92년 봄 쯤이다.

이에 비해 97년 2~3월에 한 안씨의 말은 다음과 같다. 1.김정일대학에서 중요한 날 행사가 있었는데 거기에 교관으로 출석한 일본인을 봤다. 2.그 중에 여성이 3명 있었는데 한 명이 요코다 메구미였다. 그 여자를 본 것은 88년 10월10일의 노동당 창립기념일 식전에서였다. 3.그 여자를 납치해 온 사람은 우리 교관인 11기생 선배로, 청진연락소 공작원으로 있다가 대학에 돌아 왔던 사람(이름은 정)이다. 그는 그 여자를 가리키며 니가타에서 납치해 왔다고 말했다. 세명이 함께 행동하다가 바다로 돌아오는 모습을 들켜 (하는 수 없이) 그 여자를 납치해 왔다.

이것은 도저히 같은 대학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내가 안씨의 증언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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