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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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의 릴레이기고형식의 하나로, 중도일보 2010. 5. 10자에 게재된 글입니다.
파란색으로 표시한 마지막 단락은 분량 초과로 편집에 의하여 삭제되었던 것이지만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서 덧붙여 두었습니다.
중앙선관위에 바란다
이승만 정권의 붕괴를 가져온 3·15부정선거는 관권선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 헌법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처음 등장한 것 역시 4·19 직후 만들어진 1960년 헌법에서였다(당시는 '중앙선거위원회').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설치가 3·15 부정선거라는 최악의 관권선거에 대응해서 이루어진 것이고, 국가의 선거개입은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절대악임을 헌법이 선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기관으로 설치된지 50년만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또 다시 관권개입이 문제되고 있다. 과거에는 행정부 소속의 정보기관을 중심으로 한 선거 개입이 문제되었던 반면에 지금은 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책임져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시민단체들의 무상급식 캠페인, 종교계의 4대강 반대 운동과 관련한 사실상의 모든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규정한 반면에, 정부의 경우에는 '광범위한 홍보활동'만을 제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움직임은 선거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매체가 보여 왔던 행태를 매우 닮았다. 집권세력에 유리한 정보는 최대한 부풀리는 반면 불리한 정보는 축소보도하거나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전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여론을 한 방향으로만 몰아갔던 행태는 그리 먼 과거의 일도 아니다. 그런데 흡사한 일을 지금 중앙선관위가 나서서 하고 있는 듯하다.
한쪽은 '살리기'라 하고 반대쪽은 '죽이기'라고 규정하는 4대강사업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줄곧 우리 사회의 최대 쟁점이 되어 왔고 무상급식 문제는 지난 해 경기도교육감이 제시한 이래 대부분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들이 선거에서 쟁점이 되고 찬반의 다양한 주장들이 펼쳐지며 이러한 정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고 찬반양론의 기회를 아예 막아버리는 것은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종속시켜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것은 곧 민주주의의 부정이다.
국어사전은 ‘관리’라는 용어에 대해 서로 다른 뜻을 부여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선거라는 “(어떤) 일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이지, 유권자를 “(사람을) 통제하고 지휘・감독”하는 일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본연의 업무인 선거사무의 관리에만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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