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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권 이론의 재구성

― 국민주권시대의 청원권 ―

<국문초록>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청원제도는 심각한 파행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실정법, 판례, 학설이 그러한 파행을 극복하는 데 전혀 기여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역으로 실정법과 판례와 학설이 그러한 파행의 원인을 제공하고 조장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심지어 학설은 청원제도의 생명력이 거의 다한 것처럼 서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무지 청원제도는 활성화할 필요가 있기는 한가, 있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 그 방안은 무엇인가? 이러한 것들이 현 단계에 청원제도와 관련하여 제기되어야 할 문제들이고, 본고에서 답하고자 하는 문제들이다. 이에 대해 본고는 본고에서는 청원권 이론의 재검토를 통해 청원권의 활성화를 주장하고, 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고는 군주주권시대의 청원권과 국민주권시대의 청원권은 그 본질이 상이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자에서 청원은 신민이 군주의 자비를 간청하는 것이지만, 후자에서 청원은 주권자로서의 국민이 국정에 참여하는 권리이다.

둘째, 청원권은 민원을 제기하는 권한과는 다른 것이다. 청원권은 국민이 국정의 전 영역에서 공적 정책을 소관 국가기관에 제안하고 그 논의과정에 참여하는 권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원이 활성화된다는 의미는 공공정책과 관련하여, 국민과 국가 간에 활발한 소통과 토론이 일어난다는 것이고, 특히 책임 있는 국가기관과 각 해당영역에서의 시민사회 전문가들 사이에서 토론이 활발하게 전개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의 청원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사회의 진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본고의 주장이다.

셋째, 청원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몇 가지 제안하였다. 여기에는 청원관련절차의 제정, 청원내용의 제한, 청원심사의 강화, 청원정보의 공개, 청원전담기구의 강화 등의 방안이 포함된다.

주제어 : 청원권, 국민주권

The Right to Petition in the Age of People’s Sovereignty

Lee, Sang-Soo

Professor, Sogang Univ.

Despite the fact that the right to petition has been recognized in the Constitution for more than 50 years, the petition system in reality is almost not functioning. But no one cares about the situation and tries to rehabilitate the right. Most scholars tend to think that the right is obsolete and that it is of no use to pay much attention to it. This article protests against this kind of tendency. By reviewing and reorganizing the theory on the right of petition, the article argues that the right be repositioned in the context of people’s sovereignty and that it be revitalized.

Firstly, this article points that the essence and role of the right to petition in the age of monarch is very different from the one in the age of people’s sovereignty. In the former the right was a request of subject for the mercy of monarch, while in the latter the right is a right to participate in the government affairs as a national.

Secondly, the right to petition is also different from the civil complaints. The right to petition can be defined as the right to propose a policy concerning the matter of public issues to the government authority and to participate in the discussion on the matter. If the right to petition in that sense is vitalized, it would mean that there happen a lot of communications and discussions between citizens and government authorities, especially between specialists in civil society and the government authorities, concerning the whole scope of the public matters. This article argues that it is very important for the right in that sense to be vitalized for the progress of our society.

Lastly, the article proposes several ways to promote the realization of the right, which include the formulation of procedural rules on petition in the administrative and judicial branches, restriction of the contents of petition, reformation of the reviewing process of petition, revelation of the statistics and other information on the petitions and setting up institutions solely dealing with petitions.

Key Words: Right to Petition, People’s Sovereign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