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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4
조회 수 : 9523
2000.11.15 (00:50:08)
선후배, 동기회원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인사올립니다. 평소 말이 많아 문제가 많았기에 근신중에 있습니다.
자주 눈에 뜨이지 않아도 용서바랍니다.

홈페이지에는 사실 매일 들어와 봅니다만, 글을 남기기는 처음입니다.
매일 산책과 명상으로 소일하다보니 그리되었습니다.

오늘은 왠지 장덕조선배의 글과 이상수선배의 글을 보고 하도 웃음이 나와 참지 못하고 입을 엽니다. 다소 경망스럽더라도 좋게 보아주시기를 바라면서 상념을 남깁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제 경우에 있어서 외국과 한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단어들의 문제는 박사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몇 일전 인하대 김민배, 이경주 선배회원들과 인하대 대학원생들이 모여 간단한 야유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두들 저보고 백박사라고 하더군요. 하하하. 물론 백박사과정수료생이라는 표현이 너무 길어서 줄여서 한 말들 이겠지요. 그러나 인하대에서는 모두 저를 보고 백박사라고 합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물론 고마운 일이구요.

여하간 제가 외국박사와 한국박사이야기를 읽고 우선 느낀 소감은... 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현동시절 장대비가 쏟아지던 여름날 선배들이 결의를 하자고 하더군요. 저는 그 당시 석사1차였던 소년이었습니다. 해서 무작정 좋은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 들어야 하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서 동참했습니다.

결의의 내용은 앞으로 외국서적은 읽지도 말고, 공부도 하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유학도 가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안그래도 공부하기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 처럼 훌륭한 생각이 그 어디에 있을까라는 반가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이 약속을 지키겠노라고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였습니다. 거론되었던 외국어는 독어, 일어, 영어 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더군요. 제가 존경하는 회원분 가운데서 한 분이 또 맹세를 하였습니다. 컴퓨터와 자동차는 비인간적이고 반민중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하지 않겠다는 거였습니다. 하하하. 함께 했던 분들도 미온적이기는 하였지만, 대개 동의하는 눈치였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여하간 저는 또 이건에도 마찬가지로 열광하였고, 마음속으로 지켜야겠다고 다짐을 하였지요. 그리고 이처럼 훌륭한 생각을 오늘 또 배우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뻐했고, 석사를 마칠때까지 지켜졌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계수선배회원과 김범준회원 그리고 대학후배들이 제 대신 워드를 해주느라고 무척 고생하였지요. (고마움과 미안함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합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저는 박사과정에 입문하였지요. 그런데 국선생님께서 독일어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맹세한 것이 있어서 외국어를 전혀 안했기에 결국은 시험볼 수준까지만 준비하자고 제 자신과 타협했지요. 입학규정이 외국어를 두개이상 치루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태욱, 이상수, 김민배, 임재홍선배께서 지도해주신 덕분으로 입학하였지요.(고마움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합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었습니다. 논문자격시험이 남아 있었던 것이지요. 독일어 책은 다버리고 더 이상 보기도 싫었기에, 일본어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어도 문제가 되더군요. 해서 이번에는 김종서선배께서 도움을 주셨지요.(고마움을 이 자리를 빌어 전합니다.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여기서 끝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박사학위논문을 쓰려고 하니 선생님께서 반드시 8대 2의 비율로 외국의 것을 주로 쓰라고 하셔서입니다. 도대체 이 외국의 그림자에 빌붙어 사는 비극이 언제나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안것이지만, 하하하..저와 맹세했던 선배들은 이미 외국어도사들이었습니다. 이미 잘 하고 있던 분들이었지요. 또한 그 분들이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해도 대개 지금은 모두 자동차와 컴에 대해서도 능숙하지요.

물론 저도 자동차와 컴은 이제 익숙해졌지요. 그러나 외국어는 하루아침에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해서 고생하고 있습니다만, 가급적 피하려고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선생님께는 비밀로 하고, 다 쓴다음에 그냥 뵈드릴 작정이거든요.

여하간 외국의 것을 거부하거나 피하려고 하면 편하게 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제일 먼저 오는 것같습니다. 한국박사도 아마 편하게 쓰고 받은 것으로판단하여 경시하는 듯 합니다.

이제 한마디만 말씀 드리고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저는 외국은 물론 국내 어디서도 찾아 볼 수없는 훌륭한 선생님들과 선배, 동기, 후배회원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흔들리지 않는 제 신앙이지요. 저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회원 모두의 건강하심을 기원하며 마칩니다.

* 민주법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7-3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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