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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4
조회 수 : 10323
2000.10.16 (00:00:00)
자유와 소유, 그리고 민주화  

강 경 선(방송대 교수)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인간과 사회의 총체적인 발현의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민주주의는 자유화와 사회화가 모두 갖추어질 때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9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 사회는 자유화가 많이 진전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를 포함해서 많은 민중운동진영의 사람들이 80년대에 '사회화'의 구호에 역점을 두었는데 얻어진 것은 '자유화'라는 것이 재미있다. 물론 자유화를 위해서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의 균형을 위해서는 사회화에 있어서 좀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사회화과정은 참으로 힘들다. 자유화나 사회화나 그 실현을 위해서는 기득권의 변동과정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자유화가 대체로 정치권력의 나눔(분배)이라고 한다면 사회화는 자본과 같은 물질의 나눔이다.

말이 나눔sharing이지 기득권자의 자발적 나눔이 없기 때문에 결국 수많은 투쟁과 고난의 피흘림 속에서 강제적인 권력분배가 이루어진 것이었다. 앞으로 더 가야할 자유화의 과정이나 사회화의 과정이 이렇게 과거의 상호투쟁의 길을 반복하면서 가야만 한다면 참으로 지혜롭지 못한 일이라 할 것이다. 권력이나 자본(돈)이나 명예나 그 소유를 포기하는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상호관계로 이루어진 사회 속에서 한 사람만의 포기는 상대방에 대한 예속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유관계를 계속 유지 확장하다보면 자신의 자유는 커지고, 그 자유는 큰 만큼 권력으로 변하고 그래서 사회의 다른 이들에게 일정한 침해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소유들을 사회 전체적으로 나눔이 없이 자신의 소유가 정당하고 안전하게 유지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남의 소유(권력, 재산, 명예 등 모든 소유)를 공격하는 것은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한계상황에 이르면 거의 자연발생적으로 그런 일들이 폭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연상태에 이르도록 맡겨두기 보다는 미리미리 그런 극단적인 상황을 피해 가는 것이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취해야 할 일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바람직한 방법으로 모든 소유를 비교적 고르게 분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 상향화 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가능하면 모든 사람들'이란 많은 장벽, 경계를 넘어서는 말이다. 부부, 친구, 동료, 지방, 문화, 언어, 성별, 국가 등을 넘어서 있는 말이다. 가족의 민주화, 직장의 민주화, 국가의 민주화, 세계의 민주화를 향한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은 민주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서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천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일 것이다. 민주주의 법학연구회는 민주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일 것이다. 민주화 중에서도 자유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화에까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염원하는 마음의 소유자들의 모임이라고 본다. 완성된 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항상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좌불안석의 느낌을 가질 것이다. 남보다 더 갖게 되는 지식, 명예, 재산, 권세 등 일체의 소유가 자신의 고귀한 꿈을 때로는 가로막고, 때로는 희석시키고, 또 때로는 남으로부터 거리를 만들어가는 것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그런 실존적 고충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소유들을 바람직하게 나누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소유를 나누는 그곳은 분명 현재보다는 조금은 더 큰 연대가 생겨날 것이다. 그 연대의 장소들이 또 다른 연대의 힘을 발휘하도록 만들어낸다면 사회연대가 얼마나 강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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