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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4
조회 수 : 8252
2002.07.25 (00:00:00)
책임을 다하는 상류층

(이은희, 충북대)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시기를 좋아하는 분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대학원생 시절을 보낸 나는 교수가 된 후 그 지도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되새기는 일이 많다. 요즈음 장 상 국무총리 서리를 둘러싼 논란을 접하여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ée)’를 강조하신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사회에서 최소수혜자의 반대편인 최대수혜자로서의 지위를 갖는 상류층은 그가 받는 혜택에 걸맞는 책임을 감당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해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일까? 이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 범위를 좁혀서 최소한 무엇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부터 따져보자. 그동안 쌓인 사례에 비추어 보면, 먼저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아서는 안 된다. 또한 이중국적이거나 미국국적을 선택하여서는 안된다. 부동산투기를 하여서는 안된다. 미국국적을 선택하거나 부동산투기를 하는 것은,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는 것처럼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 일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상처를 덧나게 하는 일이다. 이처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부나 권력을 가진 자는 마음 먹은 일을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어도 할 방법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유혹에 빠지기 쉬운 입장에 있으므로 절제가 필요하다. 사회의 상처야 덧나든 말든 나 개인에게 유리한 일은 기어이 해 왔던 사람은 그만큼 절제의 미덕이 부족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사람이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을 하겠노라고 대통령에 출마한다거나 총리직을 수락한다거나 하여서는 안된다. 과거의 잘못에 새로운 잘못을 더할까 염려된다.



물론 최대수혜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류층이 누리고 있는 혜택을 하류층에 나누어 주는 방향으로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권력분립주의나 독과점방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나 권력은 되도록 분산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하류층과 크게 구별되는 상류층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일이다.



우리 민주법연은 발족 당시에는 교수인 회원의 수가 미미하였으나 지금은 상당수에 이른다. 이 사회에서 교수직을 얻음으로써 누리게 되는 많은 혜택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원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행여 그 혜택으로 인하여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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