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연구회 마당

시평

 

민주법연 회원들이 작성하는 시평입니다.
이 게시판은 RSS와 엮인글이 가능합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 게시판은 최근에 변경된 순서로 정렬됩니다.
* 광고성 글은 바로 삭제되며,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설립취지에 어긋나는 글은 삭제 또는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될 수 있습니다.
글 수 194
조회 수 : 9221
2002.10.25 (11:36:52)

정태욱 회원의 심오한 통찰이 가득한 글과 박지현 회원의 비판 잘읽었습니다.
비판에 대하여 반박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이 낳지 않겠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비판의 잘잘못을 평가하는 일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간략히 짚어보도록 합니다. 

우선 내가 시평에서 미군범죄를 다룬 동기를 설명하는 것이 좋겠군요. 동기는 미군범죄가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되어왔고, 특히 미군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은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민주법연에서는 이 문제가 그리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고, 또 법률적 측면에서도 생소한 부분이 있기에 한번 언급해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내 의도는 주둔군지위협정의 문제점을 다시한번 부각시켜 주의를 환기하고, 형법교과서들의 서술이 어떠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강조하고자 함이었습니다. 즉 나의 논의는 형사법적 범주에 한정된 것이었다는 말이죠.

이에 대해 정태욱 회원의 글은 다른 각도에서 즉 미국의 세계적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부족한 시평을 잘 보완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박지현 회원의 글은 높은 목소리와 강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나의 글에 대한 비판으로는 적절치 않아 보이는군요.
회원은 나와는 전혀 다른 개념과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고, 더구나 법학도라고 생각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회원이 사용한 "살인"과 "가해자", "피해자"개념은 내가 사용한 것과 그리고 형법에서 통상 사용되는 개념과는 전혀 상이한 개념이군요. 즉, 회원은 다른 언어로 나를 비판하고 있어요. 상대방을 비판하기 위하여는 먼저 개념과 전제를 명확히 이해하여야 하는데, 회원의 비판에는 이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울러 내가 주둔군지위협정이 평등하다고 했다는 부분이나, 대책위를 불신하느냐고 다그치는 부분이나, 모두 서술의 핵심과 논지는 보지 않고 완곡한 표현을 왜곡한 근거없는 비판으로 보여집니다.
나는 주둔군지위협정 자체가 평등하다고 단정하지 않았으며, 대책위를 불신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책위와 피해자의 주장과 활동에 대한 깊은 공감과 이해는 시평을 차분히 읽어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결국 "살인"아니냐는 주장은 특히 내게 와닿지 않습니다. 이는 법적으로는 물론이고 사회학적으로도 맞지 않을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원인이므로 "제도적 살인"아니냐는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개인과 제도의 문제는 구별했어야 할 것입니다. 제도적 살인이므로 피고인 미군병사가 "살인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말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주한미군의 주둔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는 좋으나, 그로 인한 한 개인의 억울함도 경시할 수 없습니다. 여중생들의 희생은 가슴아프나, 그러므로 피고인미군도 희생시키자는 논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 개인을 처벌하기 위하여는 죄형법정주의와 책임주의, 적법절차의 원칙은 지켜져야 할 것입니다.

대책위의 명칭을 "과실치사사건대책위"로 해야겠느냐, 이는 어색하지 않느냐는 다그침도 공허하기만 합니다. 적어도 나는 형식과 내용은 상응해야 하고, 활동과 명칭도 그러한 관계라고 봅니다.
단지 어색하다는 이유로 사건의 본질을 바꿀 수는 없겠지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종종 이 사건을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건이라고 합디다. "압사사건"이란 가장 정확하고 현명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거기에는 주한미군장갑차에 의한 사망사건이라는 문제의식이 적확히 내포되어 있으며, 동시에 고의나 과실에 대한 성급한 예단도 배제되어 있습니다. 선입견이 지혜를 가리는 모양입니다.

마지막 한마디, 사건 직후에 미군의 대응이 오히려 결과를 확대시켰다면 이는 별도로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 유기치사, 사고후도주죄 등이 검토될 수 있겠지요.

추신: 지난시평 읽기에서 시평에 대한 링크가 깨지는군요. 수정되어야 할 것 같네요.

* 민주법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7-31 18:48)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94 no image 재외한인의 인권을 생각하며....
조상균
9852 2004-01-08
93 no image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이창호
10024 2003-12-16
92 no image 왜 교수노조인가
박병섭
9532 2003-11-12
91 no image 호주제폐지와 그 대안
이은희
10231 2003-09-03
90 no image 새로운 노사관계와 노동법을 향한 단상
조임영
7493 2003-08-12
89 no image 노무현정부는 법치주의 파괴 정부
김승환
9732 2003-07-30
88 no image 고기잡는 방법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박광수
10252 2003-07-01
87 no image 북핵문제와 피플스 파워
곽노현
11618 2003-07-01
86 no image 중국에서 보내는 안부편지
김범준
11270 2003-05-09
85 no image 유엔의 북한인권문제결의안에 대한 느낌
조승현
9480 2003-04-25
84 no image 이라크전쟁에 대한 지지 및 참전결정은 헌법파괴행위이다.
이계수
13845 2003-03-31
83 no image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와 연대의 힘
고영남
9686 2003-03-17
82 no image 곽노현 교수님의 글을 읽고
김진욱
13460 2003-02-13
81 no image 재벌의 '편법상속', 포괄주의 상속세법이 아니라 형사처벌이 해법이다
곽노현
8401 2003-02-10
80 no image 한상훈-박지현 회원의 논쟁을 보면서
이상수
12000 2002-12-14
79 no image 소파 수술이 아니라 미군철수를...
이창호
10339 2002-12-11
78 no image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과 노동법
최홍엽
9972 2002-12-06
77 no image Re 1: SOFA의 불평등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무엇인가??
오현석
6432 2002-11-30
76 no image [시평] 주한미군범죄와 한국형사법
손님
8404 2002-11-30
Selected no image <주한미군범죄와 한국형사법>에 대한 비판에 답함
한상훈
9221 2002-10-25
Tag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