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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4315
2000.11.10 (17:40:17)
미국의 국제정책의 전문가인 김민웅씨가 쓴 글이 있네요.
비관하던 저를 좀 위로해 주는 전망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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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책 급변예상은 시기상조"
부시, '제한적 개입론자'라는 점에서 유연한 대처 기대


김민웅 기자 minwkim@worldnet.att.net   

박빙의 접전끝에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5명을 먼저 쥔 조지 부시가 대선 승리의 영광을 거두었다. 여론 지지율에서부터 이미 시소게임을 벌였던 민주당의 앨 고어와 공화당의 조지 부시는 실제 개표과정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대 격전을 치루었으나, 개표가 거의 완료되면서 결국 공화당의 집권이라는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의회의 상하 양원도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해 이제 미국의 새로운 정권의 진로는 공화당의 입김에 결정적으로 달려 있게 되었다.

미 전역과 전세계의 주목을 집중시킨 이번 미국 대선은 우선 현실정치에 있어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중대 현안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정책적 차이도 중요했지만 후보 각자의 대중적 이미지도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앨 고어가 초반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중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결국 패배한 것도 그가 자신의 명석한 이미지를 과도하게 내세워 대중적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인물이라는 인상을 주었다는 점에 크게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조지 부시는 이번 선거 초반에 국가지도자로서의 지적 능력 등에 의문이 제기됐고, 대선 토론에서 앨 고어에게 완전히 밀릴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의외의 선전을 함으로써 일반의 예측을 뒤집어엎는 역량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중부지역을 석권하는 등 30개주에서 승세를 잡는 결과를 가져와, 이번 대선의 과정을 통해서 미국 전체의 정치노선이 보수화의 경향을 뚜렷이 보였음을 드러냈다.

이번 대선의 결과가 나오기 전 전문가 그룹에서는 앨 고어의 당선을 예상했고, 일반 대중들은 조지 부시의 당선을 예상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전문가 그룹들은 앨 고어의 정책 자체를 주시했던 반면에, 일반대중들은 조지 부시가 가지고 있는 서민 친화적 이미지를 선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미국 정치가 정책 논쟁을 중시하고 있지만, 대중 미디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이미지 정치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정책 자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실질적인 투표행위에 있어서는 생각만큼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확인이 되어 미국 정치의 중심이 이미지 정치로 흐를 우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개인사적으로는, 현 클린턴 대통령에게 패배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민주당 정권을 침몰시키고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 부시 2세는 이제 2대에 걸친 대통령 가문을 이루어낸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게 되었다. 사실, 이번 대선은 미국의 두 정치명문가의 자제인 앨 고어와 조지 부시간의 싸움이기도 했다.

따라서 이들의 배경에는 양자와 연결되어 있는 미국 내 대자본간의 주도권 싸움의 양상도 관련되어 있다. 오일을 비롯하여 군산복합체, 그리고 담배 및 총기산업분야등의 막강한 지지를 받은 조지 부시의 등장은 이제 미국의 군사비 예산 증액이 강화될 것임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조지 부시의 사회정책은 앨 고어에 비해 복지측면이 취약한 반면에, 세금 감면 혜택을 집중적으로 내세워 일반유권자들의 표를 얻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조지 부시 정권 아래에서 미국의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 우려된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러한 경향은 미국 내 소수민족들에게 일정한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향후 정세의 전개가 주목이 되는 바이다.

이제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미국의 대외정책상의 기본 기조는 크게 변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조지 부시는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의 군사비 예산증액을 강조하고 있어서 미국의 군사주의적 패권주의가 강화될 조짐이다.

그러나 조지 부시가 앨 고어에 비해 도리어 제한적 개입론자라는 점에서 미국의 세계적 역할과 관련한 그의 정책은 생각보다는 강경파적 요소를 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앨 고어가 미국의 군사력을 파견지역의 정치적 문제에까지 개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에, 조지 부시는 미국에게 그럴 만한 역량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면 미국은 세계적 반발의 대상이 되어갈 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막대한 세계적 역량을 다른 나라의 반발을 사지 않는 선에서 사용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함으로써 마구 밀어 부치기 식의 대외정책은 일정하게 자제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대(對) 한반도 정책이 기본적으로 강경파적 기조를 띌 수도 있으나 민주당 정권의 경우와는 달리 보수세력의 비판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계를 전격적으로 돌파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

이것은 과거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공화당의 닉슨 정권이 주도해냈다는 것을 기억해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즉, 조지 부시 정권이 등장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대북 강경책으로 이어져 현재 클린턴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와 관계 정상화의 길을 가로막는 쪽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공화당 정권은 중국을 견제대상으로 삼고 있어서 북한을 중국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정상화의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한반도의 문제는 남북간의 민족적 주체성을 근간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라 좌우되는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떤 정권이 등장하든 미국의 입장은 한반도를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고 동북아시아에서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하여 이번 선거 결과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함으로써 민족적 주체성을 스스로 상실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 한반도 문제 해결의 결정적 관건은 우리 손에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00/11/08 오후 5: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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