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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9995
2004.02.16 (16:30:13)
제2차 6자회담을 앞두고 북한 우라늄 의혹이 국제적인 촛점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저로서는 이것이 처음으로 접한 우리 전문가의 심도있는 견해입니다. 동아일보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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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5 18:56

[여론마당]강정민/北우라늄의혹 ‘전문가회의’ 활용을
 


1994년 이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시켜 온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를 무너뜨리고 제2차 북핵 위기를 불러일으킨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은 25일 열릴 예정인 6자회담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특사의 방북시 북한측이 HEU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주장하며 이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우라늄 농축기술을 유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HEU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 과연 북한은 HEU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비밀리에 HEU를 생산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달 미국 민간 방북단 대표로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던 존 루이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를 통해 북한이 미국에 간접적으로 제의한 ‘전문가회의’가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회의를 통해 미국은 자국이 확보하고 있다는 북한 HEU 프로그램의 증거, 예컨대 ‘북한의 고강도 알루미늄 수입’이나 ‘칸 박사의 기술 유출’ 등과 관련한 자료를 제시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방식으로 의혹을 차근차근 해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수입했다는 고강도 알루미늄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에 사용될 수도 있지만 항공기 부품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이라크는 이를 포탄의 탄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미그기 엔진을 전부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미그기 엔진보다 회전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원심분리기를, 고강도 알루미늄과 설계도가 있다고 해서 자체 제작할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그리 합리적이지 못하다. 원심분리기 부품들은 원자력 수출통제 품목이어서 북한이 공개적으로 수입할 수도 없다.


이런 사항들은 굳이 전면 사찰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관련 전문가들이 충분히 기술적으로 검증하고 해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전문가회의가 열리면 북한 HEU 프로그램 의혹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전문가회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자발적인 HEU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문제 해결은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의 그 같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HEU 프로그램과 관련 사항에 대한 전면 사찰이 필요한데, 북한이 이를 수용할 리 없기 때문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의 핵심인 원심분리기는 전력소비가 적고 분산 운영이 가능하며, 우라늄 농축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으므로 탐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우라늄 농축시설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북한 전역의 의심지역에 대해 반경 수km 범위에서 환경시료를 채취해 미량의 우라늄 분진이 포함됐는지를 분석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 경우 군사시설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인데 북한은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은 있을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제2차 6자회담에서는 북한 HEU 프로그램 의혹 해소를 위한 전문가회의의 개최를 적극 검토할 것을 권한다.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핵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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