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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교수님의 법과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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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법과 예술>인가?  

안경환 교수의 <왜 ‘법과 문학’인가?>


안경환 교수는 『법과 문학 사이』의 서론격인 <왜 ‘법과 문학’인가?>이란 글에서 그 답을 한 마디로 <미래 사회의 총체적인 발전을 위하여>라고 답한다. 그리고 <이는 통합학문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에서의 법치주의의 확대, 정착이라는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주: 안경환, 법과 문학 사이, 까치, 1995, 23쪽).

안 교수는 먼저 그것이 <학문의 통합적 발전에 기여한다>고 말한다.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 학문이 현재처럼 세분화된 것은 대학인들의 파벌싸움 탓이고, 문학과 법을 준별하는 태도도 우리나라에만 특유한 현상이라는 것이다(주: 안경환, 위의 책, 24-29쪽). 이어 교수는 <법과 문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교수에 의하면 법과 문학은 삶의 갈등이라는 동일 현상을 함께 다루고, 위대한 문학작품은 하나같이 법률 문학이라고 한다. 이어 그런 법률 문학이 우리에게 없는 것은 문인들의 사고와 경험 및 시야가 좁기 때문이고, 사회 전반의 지적 수준과 폭, 법치가 후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안경환, 위의 책, 29-30쪽).

마지막으로 교수는 <법과 문학>을 통해 <법학의 지평을 넓히고, 법치주의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즉 법률가에게는 사고의 폭을 넓혀주고 비법률가에게는 사회현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다(주: 안경환, 위의 책, 29-30쪽). 나는 위에서 본 안 교수의 주장이 나의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교수의 설명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이지만 그 한 가지를 더욱 강조하자면, 우리가 문학이 법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법에 대한 비판, 수사나 재판 및 행형에 대한 비판, 나아가 법학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는 점이다. 예술은 삶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당연히 포함하는 것이므로 법적 삶에 대한 그러한 비판도 당연히 기대되고 마땅히 기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예술 작품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거꾸로 예술이 법을 안이하게 다루거나 법의 기본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법의 입장에서 예술을 비판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이 책에서 다루어진 플라톤의 소크라테스 재판에 대한 비판을 나는 법의 입장에서 다시 비판했다. 이렇게 법과 예술은 상호 비판을 통하여 서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법과 예술>에서 무엇을 다루는가?

안경환 교수는 위의 책에서 99개의 주제로 여러 작가와 작품을 다루었다. 그 중에는 시도 있고 소설도 있으며 희곡도 있다. 그런데 그 작품들을 다 읽으려면 보통 사람들에게는 평생이 걸릴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안 교수의 독서력은 정말 대단하다. 게다가 그 상당수는 우리말로 번역도 되어 있지 않다. 또한 안 교수가 지면의 제약 등과 같은 여러 이유로 다루지 못한 작가나 작품들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사실 영화나 문학, 미술 또는 음악에서 다룬 소재치고 법과 관련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법이라고 하는 것이 세상살이의 대부분에 관련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법의 세계는 넓다. 생각해보라. 예컨대 정치학은 정치를 다룬다. 그러나 그 정치의 기본 구조는 헌법의 일부에서 규정한다. 물론 정치학은 헌법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실로서의 정치현상을 다루지만 그 기본은 헌법에서 나온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법이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예컨대 소설이나 시의 중요한 소재인 사랑에 대해서도 법은 여러 가지로 관계된다. 예컨대 불륜은 형법상 범죄이자 민법상 이혼사유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에서 그 전부를 다룰 수는 없다.  

나는 이 책에서 문학의 경우 20명의 작가들만 다루기로 했다. 안 교수가 다룬 작가 수에 비하면 5분의 1 정도이다. 적어도 법을 공부하는 법학도 또는 문학을 통해서 법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이 가능한 한 반드시 읽기를 희망하면서 선택한 것이다. 물론 안 교수의 책에 포함되지 않은 성경, 플라톤, 몽테뉴, 톨스토이, 뒤런마트, 키파르트 및 다리오 포 등이 이 책에는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성경과 플라톤의 작품을 포함시킨 것은 내가 이 둘을 문학으로서 인정하기 때문이다. 안 교수가 톨스토이를 제외한 이유는 아마도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탓이 아닌가 한다.  

이 책에서 다룬 작가 수가 적은 점은 장경학 교수의 『법과 문학』(주: 장경학, 『법과 문학-소포클레스에서 카뮈까지』, 교육과학사, 1995)의 경우와 비슷하다. 그 책에는 9명, 즉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소포클레스, 테니슨, 카뮈, 고골리, 야마모토유조, 모파상, 고리키가 다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 이 책에서 다룬 작가와 중복되는 사람은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소포클레스, 카뮈뿐이다. 장경학 교수는 그 전에 『법률과 문학』(주: 장경학, 『법률과 문학』, 교육과학사, 1991)에서 셰익스피어, 보마르세, 괴테 등도 다룬 바가 있다. 그 책에서 나의 이 책에 다룬 작가들과 중복되는 것은 셰익스피어와 괴테뿐이다. 보마르세를 이 책에서 제외한 이유는 번역본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와 작품은 극히 제한적이므로 다른 작가와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위의 책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 책은 문학 작품 중에서 재판이나 법을 직접 전면에서 다룬 것 중에 매우 일반적인 것에 한정했다. 따라서 예컨대 법이나 재판이 어떤 작품의 변경에 불과한 경우는 제외하고, 적어도 그것들이 주제가 되거나 중심 소재의 하나가 되는 경우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법을 다루어도 법 자체가 아니라 법을 하나의 상징으로 다룬 경우는 포함했다. 예컨대 카프카나 카뮈의 경우이다. 카뮈의 『이방인』은 범죄 재판소설이고, 『전락』의 주인공은 변호사이며, 다른 작품에도 법률가가 등장하나, 그 어떤 작품도 법 자체를 주제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이방인』의 경우 그것에 묘사된 식민지 알제리의 형사절차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물론 법과 재판에 대한 카뮈의 비판적인 태도는 분명하나, 그것은 현실 제도 전체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다루어진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법과 사실상 관련이 없는 작품은 당연히 제외되었다. 예컨대 모파상, 고리키, 테니슨이다. 물론 이 세상 문학 어느 것에도 법과 관련시키지 못할 것이 없다. 예컨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간통이, 테니슨의 『이녹 아든』의 경우 실종이 문제된다. 그러나 그것들이 그 작품들의 주제나 주된 소재는 아니다.      

다음 <법과 영화>에서는 재판과 행형에 관계되는 영화는 가능한 한 모두 포함시키고자 했다. 이와 관련된 기존 문헌은 거의 없어서 나름으로 정리했다. 독자들은 그것들 중에서 임의로 선택하여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한 편의 감상에 두 시간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면 충분하니 문학 작품을 읽는 것보다는 쉽고 재미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 작품을 영화로 보고 감상을 끝내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법과 미술>은 유일한 관련 문헌인 최종고 교수의 『법과 미술』과는 아주 다른 방법으로 쓰여졌다. 그 책에는 수백편의 그림과 그것에 대한 짤막한 해설들이 붙어 있어서 하나의 백과사전을 방불케 하는데, 나는 이 책에서 최교수가 단 몇 줄로 소개한 작가와 작품을 하나의 장으로 하여 10명의 화가만을 다루었다. 예컨대 고야에 대해서 최 교수는 단 몇 줄로 설명하고, 클림트의 <법학>에 대해서도 세 줄을 할애하나, 나는 그 수백 배라고 할 수 있는 부피로 다루었다. 또한 그로츠나 백크만은 최 교수의 책에서 아예 다루어지지도 않았다.  

최 교수의 『법과 미술』(주: 최종고, 『법과 미술』, 시공사, 1995)에는 실로 박학다식한 교수의 견식이 그대로 나타난다. 가끔 오류도 있지만(주: 예컨대 반 고흐의 <죄수들의 행진>을 <죄수들의 항의>로 제목붙이고 설명한다(174, 176쪽)) <법과 미술>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보고 싶은 사람은 그 책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이 앞의 <법과 영화> 또는 <법과 문학>처럼 작품을 진지하게 감상하는 길잡이가 되고자 하여 이런 방식을 취했다.  

왜 법과 음악은 다루지 않는가?

이 책에서 <법과 음악>은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음악 속에 법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의 법률가는 멋지다. 음악 영화 속의 법률가도 그렇다. 예컨대 <매혹의 왈츠>라는 주제곡으로 유명한 <하오의 연정>에 로맨틱한 중년 신사로 나오는 게리 쿠퍼나 <캉캉>의 모리스 슈발리에는 모두 멋진 변호사들이다.

그러나 오페라의 경우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예컨대 요한 슈트라우스Johann Strauss(1804-49)의 <박쥐Die Fledemaus>에 등장하는 변호사 프린트 박사는 <근시이고 소화불량의 바짝 마른 얼굴의 남자로서 법복을 걸치고 가발을 덮어쓰고 이런 저런 서류나 법책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증인이란 보통 판사 등을 지낸 사람들이 변호사가 되어 함께 하는 일이나 서양의 가극에 등장하는 공증인은 그렇지 않다. 예컨대 롯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제2막에 등장하는 공증인은 엉터리이다.

팝송에서도 법은 등장한다.  1971년 뉴욕 아티카 감옥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군대는 43명을 살해했다. 이에 저항한 노래가 레논John Lennon의 <아티카Attica State>이다.

  죄수를 쏘다니
  43명의 가련한 여인들을
  언론은 죄수에게 책임을 돌리지만
  그들은 서로 죽이지 않았어
  록펠러가 방아쇠를 당겼지!
  그게 사람들이 느끼는 거야
  모든 죄수를 석방하라!

클래쉬Clash도 마찬가지로 <백색폭동>을 촉구하고 <지붕 위의 총>을 들자고 요구하며, 미국을 저주하는 <난 미국이 너무 지긋지긋해>를 노래하면서 <권리를 알라>고 주장했다.

  흑인들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벽돌을 던지는 데 주저하지 않지
  백인들은 학교에서 둔해지도록 교육되어
  모두 하라는 것만 하지
  아무도 감옥에 가길 원치 않아
  모든 권력은 부자들 손에 있고
  우린 모두 겁쟁이들이라 시도조차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거야
  백색의 폭동이 있어야 해
  나같은 백인의 폭동이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지배당할 것인가
  퇴각할 것인가
  전진할 것인가

  다수의 땀으로 받쳐지는 체제는
  소수를 죽여 없애버리려는 암살자를 낳지
  어떤 곳을 차지하곤 그것을 법정이라고 하지
  이곳은 판사가 서 있을 곳이 아니야
  모든 법관을 고소하고 서류를 불태워 버리자

  난 미국이 너무너무 지긋지긋해
  양키 달러는 세계의 독재자들에게 말하지
  아니 사실은 명령하는 거야
  이제 독재자들은 말 한마디 잘못 할 수 없지
  TV에는 항상 양키형사들이 나오지
  미국에는 킬러들이 1주 7일 암약하니까 그래
  스타스키를 움직여
  CIA를 위해
  코작을 핥아줘
  USA를 위해

  이것은 기타에 의한 공공방송이야
  여러분은 자신의 3권을 알라
  제1조, 너희는 살해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제2조, 너희는 먹고 돈 쓸 권리가 있다
  제3조, 너희는 벙어리가 아닌 한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아나키적인 노래를 부른 록그룹 메탈리카가 낸 CD재킷은 <정의의 여신>이 쇠사슬에 끌려 파괴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탈리카는 사법은 물론 체제 자체의 붕괴를 노래한다. 

사진4: 메탈리카 재킷
  …
  나는 네가 말하는 것을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

  정의는 상실되었어
  정의는 강간 당했어
  정의는 가버렸어
  …

  정의의 여신은 강간 당했어
  진실은 암살 당했어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정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고 더 이상 <법과 음악>을 다루지는 않겠다. 이유는 오페라나 팝송의 경우 가사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음악은 가사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음악이 문제인 것이다.


* 민주법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7-11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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