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丁통일 `이례적인' 황장엽씨 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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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4일 주례브리핑
에서 황장엽(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가 대북 인권단체 주최 강연에서 발언한 내용들
에 대해 매우 이례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 장관은 이날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황씨의 강연 내용이 실린 신문 기사를
꺼내놓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정 장관은 맨 먼저 황씨가 최근 북한의 변화를 `근본적 변화'가 아니라고 주장
한데 대해 "근본적 변화는 일어날 수 없고 개인농 전환 등은 경제적인 변화이면서도
마지막에 일어나든가 결단을 통해 일어날 일"이라며 "이것을 (변화의) 조건으로 내
거는 것은 변화를 성급하게 기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 나타나는 장마당, 종합시장, 정부가 만들어나가고 있고 임대.분
양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들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 장관은 황씨가 히틀러 독재정권도 시장주의를 기본으로 했다는 점을 들
어 북한의 시장요소 등장 의미를 평가절하한 것과 관련, "중요한 것은 50여년간 사
회주의를 해온 북한에 시장요소가 들어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황씨가 강연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원조는 내부모순에서 비
롯된 북한정권의 붕괴를 가로막고 있다'고 한 대목에는 "특별히 코멘트하지 않겠다"
고 말해 이 문제가 불필요하게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 장관의 이날 행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별다른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그
동안 정 장관이 북한의 변화를 높이 평가해온 만큼 황장엽씨가 다른 주장을 펼치자
그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jyh@yna.co.kr
(끝)
[◀ 리스트 가기] 프린트서비스 송고시간 : 20031204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