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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특권 강화하려는 변호사시험법제정안을 규탄한다!


6월 10일 법무부는 변호사시험법제정안(이하 “법안”이라 함)을 입법예고하였다. 우리는 이 법안이 로스쿨제도 도입의 취지를 전면부정한 채 사법시험의 폐해를 온존케 하여 법조계의 특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고 규정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런 특권사법온존법안의 작성에 대하여 법조계는 물론 법학계 인사까지 관여했다는 데 대해 분노를 넘어 서글픔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특권법조와 특권법학의 견고한 카르텔을 이처럼 명백히 보여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로스쿨이야말로 사법개혁의 주춧돌이라 주장하던 그 많은 사람들은 이 법안 앞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 법안을 입안한 법무부의 태도를 비판하기에 앞서서, 먼저 로스쿨의 도입을 그토록 강력하게 주장해 왔으면서도 이런 법안이 나오기까지 아무런 대책 없이 자교이기주의에 빠져 있던 그 많은 로스쿨 찬성론자들에 대하여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법안은 그 내용에 앞서서 형식부터 중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법안이 변호사법에 통합적으로 규정되지 않고 독립법안의 형태로 입안됨으로써, 변호사연수가 여전히 자격요건으로 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2년간의 연수를 변호사자격요건으로 해야 한다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의 주장으로 현실화되었다. 응시자격을 로스쿨졸업자로 제한하는 것도 모자라 다시 시험합격자들을 연수원이라는 단일 공간에서 훈련을 시킴으로써 현재 사법연수원에 의하여 담보되고 있는 특권사법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로스쿨 교육과정에는 상당한 실무교육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이런 변협의 주장은 로스쿨 제도의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므로 획일적인 연수를 변호사자격요건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한편 내용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우리는 법안이 로스쿨졸업자에게만 응시자격을 부여하고 예비시험 제도의 도입을 배제한 것에 주목한다. 이는 결국 고비용의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는 소수 계층에게만 변호사직을 개방하는 것으로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입법이다. 로스쿨입학정원을 극도로 제한한 우리와는 달리 총정원을 완전히 개방한 일본이,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예비시험을 둔 것은 이들 권리의 침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고려할 때, 입학정원까지 묶어둔 상태에서 응시자격까지 폐쇄한 이번 법안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단계뿐만 아니라 변호사시험 단계에서까지도 인권보장이라는 변호사직의 사명을 부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법안은 절대평가를 명시하지 않고 합격자결정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암암리에 정원제 시험의 성격을 유지함으로써, 자격시험으로 실시되어야 할 변호사시험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이는 특권사법계급의 양산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폐단을 낳았던 사법시험의 폐해를 그대로 두려는 법무부와, 나아가 법조 전체의 독점 욕심을 명백히 반영하고 있다. 결국 법안은 로스쿨을 새로운 특권계급의 창출 도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은 진입장벽 철폐를 위한 예비시험과 배출장벽 철폐를 위한 완전한 자격시험제의 도입뿐이다.

변호사시험을 통한 특권법조구조의 유지 의도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것은 바로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의 구성이다. 시험의 실시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관리하게 될 위원회 위원의 과반수가 법조인이다. 변호사시험의 성격을 법조인들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법안의 결정에 대하여 로스쿨 가인가를 받은 대학의 교수들까지 공조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법안이 예정하고 있는 변호사시험은 특권계급의 온존을 위한 법조-법학 특권카르텔의 법조권력독점욕이 빚어낸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현재의 사법시험제도보다도 훨씬 더 퇴보한 것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새로 도입된 로스쿨의 성격을 완전히 변질시켜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새로운 고시촌의 형성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사법개혁의 가장 중요한 토대인 올바른 법조인양성제도의 붕괴라는 극히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로스쿨이 진정으로 올바른 법조인 양성을 위한 제도로서 자리잡을 수 있기 위해서는 예비시험의 도입으로 응시자격을 완전히 개방하고 변호사시험이 철저히 자격시험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로스쿨의 취지를 부정하고 기본권 침해를 야기할 변호사시험법(안)을 즉각 폐기하라.

- 예비시험제를 전면 도입하라.

- 절대평가에 입각한 완전한 자격시험을 실시하라.

- 획일적 연수제도를 폐지하라.

- 올바른 변호사자격시험제도의 정립을 논의할 개방적 협의체를 구성하라.



2008. 6. 18.


민주주의법학연구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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