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연구회 마당

민주법연이 발표한 성명서 모음입니다.
이 게시판은 RSS와 엮인글이 가능합니다.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
이 곳의 글은 최근에 변경된 순서로 정렬됩니다.
* 광고성 글은 바로 삭제되며,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설립취지에 어긋나는 글은 삭제 또는 다른 게시판으로 이동될 수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차기 인권위원장 후보 3인이 추천되었다. 유남영 변호사, 최영애 서울시 인권위원장, 그리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그들이다. 유 후보는 현재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장으로 용산참사 백서를 검증한 서울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위원회 위원장, 인권위 상임위원, 서울시 환자권리 옴부즈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최 후보는 서울시 인권위원장, 사단법인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권위 상임위원 및 사무총장, 한국성폭력상담소장 등을 역임했다. 건국대 교수인 한 후보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로 활동 중으로 경찰청 인권위원,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장, 한국입법학회장 등을 지냈다.

 

이러한 약력에 비추어 보면 세 분 모두 뛰어난 인권감수성을 가지고 인권현장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경력이 있고 한국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하여 헌신해 왔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심화와 인권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해 왔던 우리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한상희 후보야말로 차기 인권위원장으로서 최적격자라고 믿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금 우리가 논의하고 있는 차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1700만 촛불시민의 힘으로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부정한 권력을 탄핵시키고 새로운 권력을 탄생시킨 이후 처음으로 맞게 되는 인권위원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가 감당해야 할 인권의 과제는 결코 녹록지 않다.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권력은 타도되었지만 차별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고 사회 곳곳에 특정 개인이나 집단 또는 지역을 향한 혐오가 만연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의 험난한 시대를 헤쳐 나가야 하는 인권위원회를 이끌 인권위원장에게는, 과거 어떤 인권위원장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인권 감수성과 자유로운 인권적 상상력이 요구되고 있다. 헌법학자로서 인권현안의 구체적 현실 앞에서 인권의 보호와 신장을 위해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헌신해 왔던 한상희 후보의 결단력과 실천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한편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보편적 인권을 만개하도록 할 사명을 짊어진 차기 인권위원장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어떤 이데올로기적 틀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데 헌법학자로서, 치열한 인권이론가로서, 그리고 실천적 인권운동가로서의 삶 전체를 통해 그러한 폐쇄적인 이론이나 틀로부터 독립적임을 실증해온 인물이 바로 한상희 후보이다. 그가 신봉하는 유일한 가치라면 민주주의의 확대 심화와 인권의 보호 신장이 있을 뿐이다. 그가 속한 어떤 조직이나 기관도 인권에 대한 그의 신념을 꺾을 수 없었고 어떤 정치적 사회적 권력도 그의 자유롭고 자율적인 영혼을 훼손할 수 없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권사회, 인권국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한상희 후보의 그러한 자유와 독립과 자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기 인권위원장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덕목은 공감과 연대를 이끌어내는 실천적 리더십이다.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하고 이끌어가는 소위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라, 일상적 삶과 직업적 삶 속에서 한결같은 실천을 통해서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기꺼이 인권의 보호와 신장을 위한 실천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이끌 수 있는 공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때로는 적극적인 행동으로써, 때로는 움직이지 않는 거부라는 부작위의 실천으로 연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능력은 새 시대의 인권위원장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질인바, 한상희 후보야말로 이를 갖춘 인물이다. 우리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어떤 실천에 나서야 할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한상희 후보가 한 발 앞서서 해 놓은 실천의 성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컨대 지금 한국사회는 대법원에 의한 사법농단으로 인해 유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런데 한상희 후보만큼 이러한 사법농단을 오래전에 예견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치열한 실천을 해 온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의롭지 못한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분노를 참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실천을 통해 더 많은 실천과 연대를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한상희 후보이다.

 

인권에 대한 규범적 이해와 정치적 사회학적 상상력 역시 차기 인권위원장에게 없어서는 안 될 자질이다. 고차원적 법 담론의 산물인 인권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지난한 투쟁과 실천의 결실로서의 인권에 대한 현장감각과 공감능력은 사회의 다양한 인권 요청들을 한편으로는 기존의 인권 담론으로 포섭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권담론으로 창출해내야 하는 것이 인권위원회와 인권위원장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법학이라 할 헌법학을 전공하면서 다양한 헌법현상들을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해 온 한상희 후보는 이 점에서도 차기 인권위원장으로서 적임자이다. 특히 그의 모든 연구 및 교육 활동들이 민주주의를 확대 심화하고 인권을 보호 신장하려는 실천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한상희 후보는 새 시대의 인권위원장이 갖추어야 할 지행합일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한상희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상임이든 비상임이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의 경험이 없다. 어쩌면 이러한 경험이 없다는 것은 한상희 후보의 약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한상희 후보가 인권위원으로서 경험이 없다는 점마저도 새 시대의 인권위원회를 이끌고 가는 데에 매우 중요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자유권 만능의 사고가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사회권의 중요성이 나날이 뚜렷해지고 있고, 자유의 조건으로서의 평등과 평등을 기반으로 한 확대된 자유의 가치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 이 시대에 있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내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인권위원회 바깥에서, 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왔던 숱한 소수자들과 함께 그들의 인권을 포섭하고자 실천적 노력을 계속해왔던 한상희 후보의 경험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의 인권위원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3년간의 치열한 논쟁을 거쳐 탄생했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라서서 일반 시민들과 인권단체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동안, 현병철이라는 부적격자의 임명과 연임으로 얼마나 철저히 망가질 수 있는지를 뼈아프게 목격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바야흐로 민주주의와 인권이 만개하는 새 시대를 맞이하려고 하고 있다. 바로 이런 시점에 누가 차기 인권위원장이 될 것인가는 참으로 중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지난 30년 간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자부하는 우리 민주주의법학연구회는,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서 인권의 보편성을 구현할 차기 인권위원장으로서 한상희 후보가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하기에, 그를 추천하고 또 강력하게 지지한다.

한상희 후보의 뛰어난 인권감수성과 인권적 상상력, 주저 없는 결단력과 실천력이 인권위원장직을 통하여 만개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2018710

 

 

민 주 주 의 법 학 연 구 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연구회단독 <12·28 일본군‘위안부’문제 ‘합의’를 규탄하는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성명서 file 오동석 2016-02-13 788
148 연구회참여 더 많은 비정규직, 더 적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노사정합의는 무효다 file 윤애림 2015-09-18 927
147 연구회참여 박근혜정부 노동시장정책에 대한 노동법률단체 의견서 file 윤애림 2014-12-30 2889
146 연구회단독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탄압은 헌법 위반이다 file 오동석 2013-10-24 3922
145 연구회단독 국정원의 국헌문란 대선개입사건에 대한 성명서 최관호 2013-06-28 5468
144 연구회참여 국정원 정치공작사건 수사결과 규탄 및 국정조사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 file 김재완 2013-06-18 5132
143 연구회참여 <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의 학생생활기록부 기록 지침을 철회하라 > 김종서 2012-09-05 12957
142 연구회참여 청와대 현병철 연임내정 “즉각” 철회 촉구 기자회견 file 조백기 2012-08-14 19687
141 연구회참여 부적절한 한위수 비상임 인권위원 내정 file 조백기 2012-08-14 16348
140 연구회참여 국제인권기구 OHCHR과 ICC에 서한 전달 file 조백기 2012-08-14 20061
139 연구회참여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투쟁의 사회적 해결을 촉구하는 법률가단체 공동기자회견 file 조백기 2012-08-14 10214
138 연구회참여 답해야 할 때 답하지 않는 것이 무책임이다. file 조백기 2012-08-14 6327
137 연구회참여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file 조백기 2012-08-14 8942
136 연구회참여 전국 53개 단체 대법관 인선절차 개선요구 공동성명 file 조백기 2012-08-14 7002
135 연구회참여 현병철 국가인권위 업무보고 자격없다. file 조백기 2012-08-14 6934
134 연구회참여 현병철 연임반대 이명박 대통령에 마지막 호소 기자회견 file 조백기 2012-08-14 16273
133 연구회참여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당장 철회하라 조백기 2012-08-14 9466
132 연구회참여 현병철 연임재가 강력규탄한다. 즉각 자진사퇴해야 file 조백기 2012-08-14 6469
131 연구회참여 삼성 하청공장의 아동노동에 항의하는 한국 시민사회노동단체 공동성명서 file 조백기 2012-08-14 12356
130 회원연명 구럼비를 살리자! 강정마을로 달려가 생명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내자! 조백기 2012-03-08 8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