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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헌법질서 파괴한 박근혜는 퇴진하라", 민주법학 제63호 (2017.3), 280-282쪽. 


자료

 

헌법질서 파괴한 박근혜는 퇴진하라

 

국민들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주권자의 뜻에 따라 헌법이 정한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했다. 대선과정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세월호 참사와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노동자들의 생존권 박탈, 사드 배치와 같은 평화적 생존 위협,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졸속 처리, 개성공단 강제 폐쇄 등 평화통일 훼방,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화예술계 검열, 백남기 농민 사망과 강제부검 시도,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각종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 등 일일이 다 예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건에서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라고 명령하고 또 명령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해하고 훼방 놓고 책임전가하고 변명하고 외국으로 도망갔다. 최순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일을 했을 뿐이다. 마침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가 드러났다. 헌법 제1조제1항의 민주공화국과 제1조제2항의 국민주권을 부정한 죄책을 논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론으로 여론을 호도하려 했고, 꼬리자르기 식 거짓말 녹화 대국민 사과를 통해 헌법파괴 범죄행위를 축소, 은폐하려 했다.

 

이 사태에 대하여 현재까지 여러 경로로 제시된 입장들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와 행진을 통하여 표출하였듯이 일단 박근혜가 퇴진한 후 후속대책을 강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하여 대통령직은 유지하되 실질적 국정운영은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내각에게 이양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방안은,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이 선행될 때에만 제시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태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이 사태는 최순실게이트박근혜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권력체제의 헌법적 죄책의 문제다. 최순실 또는 박근혜를 악의 축으로 몰아가면, 정작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죄책 논의 대상의 범위가 축소될 수 있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각종 국가권력기관, 비서실, 내각, 검찰, 새누리당, 국가정보원, 경찰, ‘보수언론, 재벌 등에도 죄책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죄책은 우선순위에 따라 논할 문제지만, 해법의 과정에서 이들 당사자의 준동을 막아야 한다.

 

문제의 해결책 역시 사태의 본질에 부합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통령직을 맡은 박근혜가 이미 그 자격을 상실했다는 것, 따라서 그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현재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국정공백이라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박근혜가 해 온 모든 말과 행동에 대하여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또한 앞으로도 박근혜가 하는 말과 행동이 그의 것인지, 심지어 청와대 비서진의 교체나 최순실에 대한 뒤늦은 긴급체포조차도 비선실세의 개입에 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오로지 박근혜의 퇴진 밖에 없다. 즉 지금은 대통령직을 비워야만 비로소 정상으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되어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의 퇴진은 본인이 그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국회의 탄핵소추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 의한 파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본인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여당이건 야당이건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는 정당들 중 어느 것도 탄핵소추를 발의의결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본인에 의해서도 국회에 의해서도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없다. 국민들이 매일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박근혜가 결단하게 하던 국회를 움직이든 박근혜를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이제 국민들의 사실적 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각 총사퇴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안의 치명적 문제는 그 성립은 물론 지속 여부가 순전히 박근혜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된 후에도 사퇴하거나 탄핵되지 않는 한 여전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의 뜻에 따르기보다 박근혜 수족 구실을 하는 데 급급했던 새누리당이 관여하고 있다. 자격도 능력도 없는,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아무렇게나 굴려버린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셀프 해결이라는 허상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내년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따져 현재와 같은 구도를 유지하고자 하는 더민주/국민의당이 헛된 희망에 가득차서 그려보는 신기루일 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연구자들은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 운동을 계속할 것을 제안한다.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러나 퇴진 운동을 계속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강제할 수 없을 것이다. 여야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거국내각은커녕 내각 총사퇴조차도 국민들의 박근혜 퇴진 운동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이 시스템이 결코 국민들이 원하는 체제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해 온 이상 이제 국민이 주인 되는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헌법을 설계하고 획득하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세상에 살 수 없다. 이제 힘들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과 함께 주권자의 헌법 제정은 지금 진행 중이다. 자유와 평등과 연대의 세계를 구축하고 인권과 정의의 물결이 도도히 흐르게 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내야 한다.

 

2016114

민주주의법학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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