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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94
조회 수 : 439
2017.08.13 (23:27:47)

검찰개혁을 위하여

 

김종서(배재대학교 공무원법학과 교수)

 

들어가며

 

새 정부는 물론 거의 모든 국민이 원하는 개혁 과제 1순위가 검찰개혁이다. 그러면 검찰개혁의 요체는 무엇일까? 검찰 측의 입장과 일반 국민의 입장은 매우 다른 것 같다. 201789일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이를 계기로 검찰개혁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전북대 신옥주 교수의 요청으로 이 주제를 다루는 모임에서 토론을 하면서(2017.7.20.)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생각을 정리해보게 되었다.

 

 

I. ‘중립성 확보의 허구성

 

일반 국민의 입장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개혁의 당사자이자 대상인 검찰 측의 입장을 보면, 늘 나오는 주장이 검찰의 중립성 확보이다. 이 점은 문재인 정부의 첫 검찰총장이 된 문무일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께서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따갑고 매섭다.”

저에게 검찰총장의 소임이 허락된다면 투명한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검찰의 중립성, 투명성과 관련하여 국민의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켜 오로지 진실만을 보고 치우침 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투명성, 정의, 개방성, 중립성 등을 이야기했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 핵심은 중립성에 있는 것 같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말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는 과연 당면한 검찰개혁의 핵심일까? 즉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면 검찰제도는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가? 문 총장의 표현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면 검찰은 투명하고 바르고 열린 검찰이 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필자의 답은 NO!이다. 오히려 필자는 인사청문회에서조차 저토록 강조하는 정치적 중립성의 실체가 궁금해질 따름이다. 나아가 필자는 검찰총장 등이 강조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검찰권력의 강화 또는 자의적 행사로 이어지는 원동력 내지 추동력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새 검찰총장도, 기타 문재인 정부의 검찰에서 요직을 담당하게 될 여러 검사들도 이 점에서는 달라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헌법에서부터 그 이유를 찾아보자.

우리 헌법상 중립성이란 용어가 사용되는 예로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5조 제2),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7),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31) 세 가지이다. 필자가 이해하기로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대립되는 정치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라는 의미가 아니라 국군이 어떤 이유로든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반면 공무원이나 교원에게 요구되거나 보장되는 정치적 중립성이란 주체적으로는 공무원교원의 직무 수행과 관련하여 특정한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거리를 둘 것을, 객체적으로는 다른 외부 (정치)세력들이 공무원교원에게 특정한 정치적정파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원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이에 비추어볼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가? 검찰의 주된 역할이 형사사건에서 사건을 수사하고 범죄자에 대하여 적절한 형벌을 내리도록 국가를 대신하여 사법부에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적 결정과 관련된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그 자체가 정치과정에 대한 개입의 한 모습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정치에 대한 개입 자체를 금지하는 의미를 갖는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되는 것이 옳다. 이는 검사가 공무원이란 점에서도 명백하다. 즉 검사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이란 검사로서의 직무수사와 기소 등를 수행할 때 특정한 정치적 또는 정파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하여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그 직무를 수행하고 권한을 행사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과 국민대표가 제정해 놓은 헌법과 법률을 지켜내는 것이 검찰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역할이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검찰의 역할은 중립적이지 않다. 오히려 검사의 판단은 늘 국가에 기울어져 있고 그래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국가기관 일반에 주어지는 객관의무, 특히 기본권 보호의무를 검찰 역시 준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란 조어법은 매우 생경하다. 이에 가장 가까운 상태는 아마도 정치권력, 특히 정부권력이 검찰권의 행사에 대하여 일체 개입을 하지 않는 상태, 다른 관점에서는 검찰이 수사기소 등의 직무를 수행할 때 정부권력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처럼 정부권력이 검찰권의 행사에 대하여 일체 개입을 하지 않는 상태가 검찰의 중립성의 내용이라면 이것은 정치권력 개혁의 과제가 될 뿐 검찰개혁의 요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러한 의미의 중립성 요청은 검찰을 정치권력의 감시와 통제로부터 벗어나게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생생한 실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 주고자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를 시도했던 노무현 정부하의 검찰이었다. 대통령이 검찰을 정치권력의 감시와 통제로부터 놓아주겠다는 신호를 보내자마자, 검찰은 곧바로 대통령의 입에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행태를, 그것도 젊은 검사를 앞세워서 구현해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상당한, 아니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검찰은, 노무현 정부하에서 그들이 맘껏 향유했던 정치적 중립성이 어떻게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춤출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헌법과 법률을 따르고자 했던 검사들은 조직을 떠나거나 한직으로 밀려나야 했던 반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기본권 보호의무를 외면했던 검사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영전과 승진을 거듭하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처절하게 학습했다. 무려 10년 동안이나. 그럼에도 그들은 뻔뻔하게도 다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한다.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는가? 검찰총장이 바뀌고 전 정권하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검사들 중 겨우 몇몇이 조직을 떠나긴 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이 왜 최우선순위의 개혁과제인지를 웅변한다.

한편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언명은 마치 검찰의 중립성이 외적인 요인, 예컨대 정치권력에 의하여 훼손 또는 침해되어 왔다는 인상을 준다. 검찰권 행사에 대하여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특히 민정수석실)과 국회 다수당 등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중립성을 훼손시켜 왔고 그로 인하여 검찰권 행사가 자의적으로 또는 과도하게 이루어져 왔다는 듯한 인상을 준다. 대통령 등이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총장을 통하여 수사검사에게 일정한 압력을 행사하는 예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나 남용의 핵심 원인을 외부에 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치권으로부터의 그러한 압력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결국 개별 검사, 또는 적어도 검찰 조직 스스로의 수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공무원이나 경찰과도 달리 퇴직이 곧 실업을 의미하지 않는 검사의 경우검사는 퇴직 즉시 변호사로 취직 또는 개업이 가능하지 않은가?에는 외압에 굴복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많다. 검사가 법관보다는 못하지만 일반 공무원에 비하여 현저하게 강한 신분보장을 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검찰청법 제37). 실제 이런 외적 압력에 맞서다가 조직을 떠났던 많은 검사들이 이를 엄연히 입증해 준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현재 우리가 논하고 있는 문제가 검찰개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아니라 검찰권력정치권력의 압력을 받은 것이건 아니건의 자의적 행사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인 통제방안의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II. 인적 청산

 

인적 청산 없는 검찰 개혁은 가능한가? 필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나 남용이 정치적이든 아니든 외압의 결과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검사 개인 또는 검찰조직의 선택의 결과라고 본다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 선택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검사는 그러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한 결과가 헌법과 법률 위반에 이르게 될 경우에는 당연히 그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탄핵, 형사처벌 등), 그 결과가 헌법법률 위반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현저하게 부당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라면 법적 책임을 떠나 일정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런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인적 청산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어떻게?

필자는 임명권자, 즉 대통령이 새로 임기를 개시하는 경우중임제가 허용되는 경우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경우를 포함하여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위직에 있던 검사들은 모두 물러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임 대통령에 의하여 임명된 검찰수장인 검찰총장은 사임을, 그밖에 최소한 정무직 공무원에 해당하는 직에 있는 검사, 즉 검사장급은 사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전원 보직사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사퇴한 검찰총장의 태도는 그 이유가 어디에 있건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반면 새 대통령의 취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찰청장의 태도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즉 검찰총장은 임기제가 적용되는 자리이긴 하지만 새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할 경우에는 검찰총장 임기의 보장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대통령이 가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전임 대통령에 의하여 임명된 사정기관의 수장이 신임 대통령의 재신임 여부와 무관하게 동거하도록 하는 것은 이들 기관이 기본적으로 집행권에 속한다는 점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차관급(차관급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따로 논하지 않는다)에 해당하는 검사장급 자리가 과다한 문제도 해결이 필요하다. 현재 차관급에 해당하는 검사장급의 자리는 모두 49개에 달한다고 한다. 독립관청을 구성하고 있는 5개 고등검찰청과 18개 지방검찰청의 검사장을 제외하고도 무려 26개에 이른다. 보통 행정부처의 차관이 많아야 2명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이다. 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장급 보직을 폐지해야 한다(고등검찰청은 수사 기능 자체를 수행하지 않으므로 그 조직 자체가 필요한지가 재검토되어야 한다). 이 중 법무부 보직은 특히 중요하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법무부의 검사장급 보직은 검사가 아닌 사람이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의 기획조정실장과 범죄예방국장을 다시 검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서보학, “범죄예방 정책, 검사 손에 맡겨선 안된다”, 경향신문, 2017.8.2.).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최소한 두 가지 차원에서 검찰개혁의 중요 부분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첫째, 막강한 무력을 보유한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필요하듯이 엄청난 사정권력을 보유한 검찰경찰도 마찬가지다에 대해서도 민간통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이 될 수 없도록 한 것이 문민통제의 요체이듯이, 검사는 그 직을 유지하는 한 검사에 대한 감시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부서인 법무부의 공무원을 담당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조치이다.

둘째, 형사사법절차에서 범죄의 수사와 기소라는 매우 독특한 부분을 직무로 하는 검사가 그러한 절차의 운영(형사사법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직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경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형사사법절차가 형사사법행정에 예속되는 것을 인적으로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검사가 준사법기관이라는 말이 유일하게 의미를 갖는 것은 검사가 형사사법절차의 중요한 독립행위자(수사를 제외하더라도 영장청구, 기소, 공소유지, 재판집행 등)이기 때문인데, 검사가 법무부의 요직을 맡게 될 경우 그러한 독립행위성은 상실되고 말 것이고, 따라서 검찰 스스로 매우 강조해 온 준사법기관성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III.  검경수사권 조정

 

황운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등 검경수사권 조정을 주장하는 이들은 경찰에게 독립적 수사권과 나아가 영장청구권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주장은 정당한가? 이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이 나올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지만, 어떤 입장에 서든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검찰개혁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문제는 검찰개혁과 관련된 핵심 문제에 속한다.

검찰개혁이 강하게 요청되는 것은 독자수사권, 수사지휘감독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기소여부결정권, 공소유지권, 판결집행권 등 막강한 권력들이 검사 한 사람 또는 검찰이라는 하나의 조직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떤 검찰개혁안이든 이러한 막강한 권력을 분산, 약화시키거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는 바로 이러한 막강한 권력의 분산과 약화를 위한 중요한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논하면서 이를 빠뜨릴 수는 없다.

경찰의 주장은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 영장 청구 등 일체의 수사권을 검사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고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검찰의 통제는 오로지 사후적인 기소권을 통해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주장한다. 얼핏 보면 이는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검찰권력의 축소, 통제를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11만 명 이상의 경찰관을 거느린 강력한 권력기관이 어떤 통제도 받지 않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검찰의 통제 하에서도 인권 존중과는 거리가 먼 경찰권 행사 사례들이 빈발하는 상황은 고삐 풀린 경찰권에 대한 우려를 버릴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수사나 질서유지와 관련된 경찰행정의 실제 모습에 획기적인 태도 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검찰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경찰수사권은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또 하나 경찰의 독립적 수사권 확보 주장과 관련하여 우려되는 것은 수뇌부 장악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경찰대 출신의 문제이다. 법조 비리가 사법시험 및 사법연수원 기수를 매개로 한 연줄에서 비롯되듯이 입직(入職) 경로가 동일한 이들이 경찰의 주요 보직을 독점할 경우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육사 출신이 군 요직을 독점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사관학교, 3, 학군, 학사 등 다양한 입직경로를 가지고 있는 군과 비교하더라도 총경 이상 간부의 입직경로는 경찰대(60%)와 경찰간부후보생(26%)2종으로 극도로 단순화되어 있고, 이는 경찰조직 내에서 철저한 기수문화 또는 연줄문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우려된다. 검경수사권 조정 주장 역시 경찰대 출신들에 의하여 주도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데, 이런 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수사권의 독립이나 상당한 정도의 이양을 이야기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기소권만으로 과연 수사절차상 경찰의 인권침해 등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지도 의문이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 즉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고 검찰에 송치하는 단계에서는 혹시라도 있었을 수사과정에서의 인권 침해 등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더구나 피의자에게 수사의 과정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도 않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할 때 이러한 우려는 더욱 심각해진다(김한규, “수사권 조정보다 중요한 변호인 조력권’”, 아시아경제, 2017.6.1.). 자칫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경찰이 민중의 몽둥이가 아니라 민중의 지팡이라는 분명한 인식을 모든 시민이 가질 정도로 경찰의 인권의식이 제고되고 이러한 개선된 의식이 경찰실무에서 관철되지 않는 한,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경찰이 강조하고 있는 인권경찰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상태가 도래하지 않는 한 검찰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는 독립적 수사권을 경찰에게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른바 시기상조론이 검경수사권 조정을 부정할 이유는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경찰에게 독자적 수사권을 부여했을 때 발생할지도 모르는 반인권적 상황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예측에 불과하지만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독점하고 있는 과도한 검찰권력에서 비롯되는 반인권적 상황은 이미 현실이기 때문이다. 시기상조를 이유로 검경수사권 조정을 부인하거나 지연시키기에는 과도한 검찰권력으로 인한 폐해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는 것은 지난 촛불집회를 통하여 충분히검사들이 즐겨 하는 표현에 따르자면 차고 넘칠 만큼입증되었다.

그러나 만약 시기상조론이 입법자들을 설득하여 검경수사권 조정이 어렵게 된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수사지휘권 남용에 대한 통제장치는 마련되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수사지휘권을 가지는 검찰이 위법 부당한 방식과 내용으로 지휘권을 행사하여 불필요한 수사를 강요하거나 진행되어야 할 수사를 중단시키는 경우 등에 대한 경찰의 이의제기권을 현실화하는 방안일 것이다. 조직법상 경찰이 검찰의 산하 기관이라면 독일식으로 차상급자에게 이의제기를 하는 방식으로 도입할 수도 있겠으나 검찰과 경찰이 법적으로 독립된 기구인 한 그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이의제기를 심사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독립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는 법원과 같은 성격을 가지되 오로지 이런 사건만 담당하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처럼 검찰의 수사지휘에 대한 경찰의 이의제기권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약화시키고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여전히 필요하다. 검찰이 갖고 있는 수사권의 전부 또는 일부가 경찰에 이양되거나 수사지휘권이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즉 검찰권력의 분산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검찰에 보유된 권한은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IV. 분산, 약화, 통제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항상 거론되는 이유는 독자수사권, 수사지휘감독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기소여부결정권, 공소유지권, 판결집행권 등 막강한 권력들이 검사 한 사람 또는 검찰이라는 하나의 조직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어떤 검찰개혁안이든 이러한 막강한 권력을 분산, 약화시키거나 통제할 수 있는 것이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권력의 집중과 독점, 그리고 이로 인한 권력남용을 막기 위하여 권력을 분할하여 서로 다른 기관에 분산시키고, 이들 권력들이 상호 견제를 하도록 함으로써 권력 간 균형을 취한다는 권력분립, 그리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검찰권력에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1. 분산

 

검찰에게 독점되어 있는 권력의 일부를 다른 기구와 공유하게 하거나 이양하게 하는 방안이다. 이런 방안의 예로 앞서 언급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안을 들 수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는 어떤 기관이 어떤 권한을 타 기관과 공유할 것인지 또는 독점적으로 가질 것인지의 문제이다. 검사와 경찰 사이에서의 권력 분산은 주로 수사권과 관련되어 있는 반면 공수처의 경우에는 수사 기소 영장청구 권한 모두와 관련되어 있다. 전자는 앞서 살펴보았으므로 후자에 대해서만 보자.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서는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은 만큼 여기서는 공수처에 부여될 권한을 중심으로 해서만 살펴볼 것이다.

공수처 설치방안은 기본적으로 검찰의 모든 권한을 공수처와 공유하거나 일부 권한을 공수처에 이양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공수처가 논의되는 이유는 검찰의 수사권 및 기소권이 제대로 발동되기 어려운 대통령 등 공위공직자의 범죄(혐의)와 관련되므로, 결국 공수처 논의는 일정한 사람의 모든 범죄 또는 일정한 범죄에 대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양 또는 공유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검경 사이의 권한 배분은 수사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반면 공수처 문제는 수사권은 물론 기소권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공수처 설치는 결국 기소독점주의에 대한 중대한 예외를 인정하고 그럼으로써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막자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말하면서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질 것이 분명한 이러한 방안을 부정적으로 보아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러한 효과의 보장은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따라 매우 달라질 것이다. 공수처의 지위, 구성과 수사 및 기소권 행사의 대상과 방법, 검찰권과의 관계(대체 또는 보완, 독립 또는 보충 등) 등 아주 정교한 설계가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권 억제라는 실효성은 거두지 못한 채 또 다른 권력기관이 하나 더 생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장청구권에 대해서는 공수처와 경찰의 경우를 달리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영장청구는 강제수사의 허용을 법원에 청구하는 권한이다. 즉 본안 사건의 재판은 아니지만 범죄의 수사와 관련하여 사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권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법부 개입에 의한 이러한 영장 발부는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적 인권에 대한 제한이라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압수수색은 개인의 주거 및 개인정보에 대한 자유와 권리의 제한을, 체포 및 구속은 신체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 제한을 초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장청구의 주체는 영장 발부로 인한 인권 제약의 효과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영장청구의 주체가 어떻게 선발 또는 양성되는지가 영장청구권 부여의 조건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경찰에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경찰공무원임용시험에서는 인권을 다루는 과목, 즉 헌법과목이 필수는 물론 선택과목으로도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순경시험은 물론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검사 임용의 전제가 되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에는 헌법이 필수과목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그러므로 공수처의 경우에도 처장의 자격과 관련하여 변호사자격이 필요한지 여부에 따라 영장청구권 부여 여부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2. 약화

 

검찰이 현재 가지고 있는 권력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기구에 권력의 일부를 이양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검찰이 행사하는 권력 중 일부를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전자는 공수처나 검경수사권 조정의 문제와 상통하는 것이다. 반면 후자 즉 권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는 대표적인 것이 기소법정주의이다. 즉 이는 기소에 관한 검사의 (편의)재량, 궁극적으로는 불기소권한을 박탈하는 것이다. 독일의 사례에 따른다면 기소를 전제로 하되 오로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일정한 절차법원의 동의를 거쳐서만 기소절차를 중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기소가 오히려 공익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설득할 의무를 검사에게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기소재량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사의 권한을 박탈하는 또 다른 중요한 장치로는 기소배심제가 있다. 기소배심제는 일정한 범죄에 대한 기소 여부 자체를 검사가 아니라 시민으로 구성된 대배심(grand jury)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이는 불기소권은 물론 기소권 자체를 검사가 아닌 배심원이 갖는 것이므로 검찰의 기소권에 관한 한 가장 근본적인 제약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 검사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문제삼을 때 불기소권을 남용하는 경우가 주로 거론되지만, 범죄가 되지 않거나 유죄판결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한 경우임에도 기소를 강행함으로 인한 문제 역시 심각하다. 최근에 재심 끝에 무죄판결이 확정된 유서대필조작사건이나 PD수첩이나 미네르바에 대한 기소 등이 그러한 경우인데, 이들 사건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판결이 확정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 후 소송과정에서 피고인들이 겪은 엄청난 인권 침해와 피해는 회복하기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따라서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자의적인 기소권 행사 자체를 사전에 통제하는 장치가 절실한데, 기소배심제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가 아닐까 싶다.

 

3. 통제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고 일부 권력을 박탈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검찰개혁의 방안으로서 완전한 것이 될 수 없고, 여기에 더하여 검찰권이 잘못 행사되었을 때 사후적으로 이를 바로잡고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 또는 방안이 필요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위법부당한 검찰권 행사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아무리 정교한 예방책을 갖추어놓는다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허점이나 과욕은 생기기 마련이므로 이럴 경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권력분립이 그 자체만으로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을 수 없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견제와 균형이라는 또 다른 원리와 결합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검찰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가지므로 이 권한이 남용될 때를 대비한 장치가 필요하다. 예컨대 검찰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하여 경찰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독일은 공무원의 일반적인 이의제기권에 의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듯하지만, 한국의 경우 일반 공무원에게도 인정되지 않는 제도적 이의제기권을 검경 사이에 인정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수처를 설치하기로 한다면 검사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한 경찰의 이의제기를 받아 판단하는 것도 그 기능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찰 측에서 검찰의 과도한 권한의 또 다른 사례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검찰의 독자수사권이다. 경찰에게 수사를 지시하고 지휘하는 것을 넘어서서 경찰에 의존하지 않고 검찰 스스로 수사를 행하는 것이야말로 검찰권 남용을 가져오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생각건대 이러한 경찰의 주장이 전혀 일리가 없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검찰의 독자수사권을 전적으로 무용하다고 볼 수도 없다. 왜냐하면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여 검사가 수사지휘를 했지만 경찰의 호응이 없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검찰이 수사를 지시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부 또는 해태하는 경우, 그리고 경찰이 수사의 대상인 경우에는 검찰의 독자 수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검찰의 수사권은 경찰을 통해서 행사되는 것이 옳을 것이고, 독자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사유가 명확히 인정되는 경우에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기소권의 남용에 대한 외적 통제장치로서 우선 불기소에 대한 것으로는 재정신청제도가 있는데, 2007년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재정신청 대상이 대폭 확대되는 등 제도개선이 있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 역시 남아 있다. 첫째, 형법상 직권남용 이외의 범죄의 경우에도 재정신청 주체로 고발인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재정신청 관할 법원을 고등법원이 아니라 지방법원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는 재정신청이 일종의 행정소송과 유사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상 준항고에 상응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것이다. 셋째,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소유지를 검찰청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구법에서처럼 법원이 공소유지 변호사를 직접 임명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행정소송에서 행정심판전치주의가 폐지된 것과 마찬가지로 재정신청을 위하여 검찰항고를 거치도록 한 항고전치주의는 선택사항으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현행 재정신청제도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어서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재정신청의 인용률이 낮다는 점을 들어 그 제도의 효과가 없다고 저평가하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정신청제도의 실효성이 크다면 그로 인하여 검사의 기소재량권 행사에 대한 억제 효과 역시 커질 것이므로 그런 상황 속에서는 검사는 충분한 법적 근거를 구비한 경우가 아닌 한 불기소를 하지 않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재정신청 인용률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도의 미비로 인한 실효성 저하와 제도의 성과로 인한 인용률 감소를 같은 차원에서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기소를 할 경우에 대해서는 법원이 판단을 할 것이므로 그에 대한 통제는 잘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기소 자체만으로도 피고인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적인 판결을 통한 통제 이외에 공소권 남용에 대한 제어장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통제방안으로서는 앞서 언급한 기소법정주의 외에도 기소기준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 기소기준제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조건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그 평가결과가 일정 기준에 도달했는지 여부에 따라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임수빈, 검찰권 남용에 대한 통제방안, 서울대학교 법학박사학위논문, 2017.2, 132쪽 이하). 정량화의 한계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자의적 기소권 행사를 막을 수 있는 장치로서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제도이다.

그러나 기소기준제 등의 장치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기소를 검사가 감행했을 때에는 그 재량권 남용을 인정하여 형식재판으로 종결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제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검사의 공소 제기가 명백히 그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될 때에는 피고인은 공소권 남용을 주장할 수 있다. 이 경우 법관은 공소권 남용 여부를 판단하여 남용이 인정되면 형식재판으로 당해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조문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검사가 기소 여부에 대해 느끼는 압박감은 현저히 다를 것이다.

 

 

나가며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이 가장 원하는 개혁과제이다. 그만큼 강력하고 집중된 검찰권 남용의 폐해가 충분히 드러났으며, 이런 점에서 검찰개혁은 매우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이다. 그러나 검찰이 갖고 있는 권력이 매우 다양하고 강력한 만큼이나 웬만한 제도적 장치로는 그 권력에 흠집조차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경우 공수처든 수사권 조정이든 어떤 장치도 강력한 역공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러한 역공이 두려워서 검찰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개혁의 포기는 곧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검찰개혁의 방안으로서 앞서 논의한 모든 방안을 매우 한정된 범위에서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권력의 분산과 약화 그리고 통제가 모두 필요한 부분이 바로 검찰개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 부작용을 고려하기 전에 지금까지 검찰권력에서 비롯된 적폐를 항상 먼저 떠올리는 각오가 필요하다. 검찰개혁 없이는 정의사회도 민주주의도 불가능하다.

 

사족: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것은 검찰개혁은 법원(법관)개혁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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