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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내용의 현수막에 '촛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해석하여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의 현수막 게시를 금지한 대전 선관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2017.5.2.)에서 했던 규탄발언.

 

투표 권유 현수막에 대한 대전 선거관리위원회의 반헌법적 해석을 규탄한다!

 

대전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가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권유하기 위하여 만든 현수막에서 ‘촛불’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공직선거법 제58조의2 제3호에서 규정한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하는 경우” 해당하여 금지된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는 공직선거법의 취지에 반함은 물론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의미를 훼손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위축시킨 반헌법적 해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전 선관위의 해석은 ‘촛불’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모든 형태의 투표 참여 권유가 금지된다고 보는 것으로서, 법률이 금지하지 않은 모든 선거운동을 허용함으로써 과거 선거법과는 달리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의 원리를 채택한 공직선거법의 정신에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정신에 따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르는 선거의 전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견표명을 보장하기 위하여 개선된 입법이었는데, 이번 선관위 해석은 이러한 입법정신에 완전히 눈감은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금년 1월 오마이뉴스의 투표 권유 기사와 관련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던 서울중앙지방법원 역시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돌째, 문제의 법조항은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 표현행위도 원칙적이고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이어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 나아가 그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인 제256조 제3항 제3호와 함께 살펴보면 어떤 행위가 허용되고 처벌되는지 전혀 예측할 수 없고 법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집행을 배제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에 당연히 요구되는 명확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더구나 대전 선관위의 해석은 촛불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모든 표현의 금지를 초래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불명확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음이 명백하다.

 

셋째, 공직선거법 제58조의 2 제4호는 현수막을 사용한 투표 참여 권유행위의 금지 범위를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나타내어 하는 경우”에 한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정치에서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특히 선거 시기 정치적 표현에 대한 제재는 가장 엄격한 조건하에서만 허용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현수막을 사용한 투표 참여 권유활동의 규제는 제4호에 명시된 경우에 엄격히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법체계상으로도 타당하다. 그럼에도 이를 무시하고 법률에 명시되지도 않은 방식으로 규제를 확장하고 있는 대전 선관위의 견해는 공직선거법의 기본적 체계조차 무시한 자의적 해석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넷째, 나아가 이번 대선이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일궈낸 박근혜 탄핵의 결과로 실시되는 것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고,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촛불이라는 단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 또한 모두가 알고 있는 공지의 사실이다. 대전운동본부의 투표 권유 현수막에서 촛불을 언급한 것은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이 갖고 있는 이런 의미를 잊지 말고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가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 선관위는 촛불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오로지 특정 정당에 대한 유불리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아 이를 금지된다고 보는 시대착오적 해석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대전 선관위의 해석은 정치적 표현이 가장 널리 보장되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극도로 위축시켜버리는 반헌법적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대전 선관위의 이런 해석은 선거와 관련된 후보자와 일반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제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명을 지고 있는 선관위가 스스로 그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선거관리의 목적 중의 하나는 선거의 불공정성을 막는 것이지만, 이를 위하여 선거 시기에 정치적 의견 표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라는 더욱 중요한 목적을 희생시켜서는 안 됨은 지극히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관위가 ‘촛불이란 단어의 사용이 특정 정당을 반대하는 내용’이라는 자의적 기준을 내세워 투표 참여 권유 등 정치적 표현을 규제하는 것은 선거관리를 넘어서는 선거통제에 해당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선거의 자유는 물론 선거의 공정성마저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선관위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촛불’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투표 참여 권유 현수막의 설치를 금지하는 선관위의 해석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나아가 <대전운동본부>를 비롯한 국민의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을 금지하거나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보장할 것을 대전 선관위에 강력히 촉구한다.

 

2017. 5. 2.

전국교수노동조합 대전충남지부장
배재대학교 공무원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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