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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8012
2008.06.23 (15:11:51)
"QSA? 어디서 '품' 마크 같은 걸 가지고 와서…"
[인터뷰]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김종훈, 실패했다"
등록일자 : 2008년 06 월 21 일 (토) 23 : 03   
 

  "이 정도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된다고 본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번 추가 협상은 기대 이상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용어도 생소한 '품질 시스템 평가(QSA·Quality System Assessment)'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들이밀며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국민이 신뢰할 때까지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런 김 본부장의 협상 결과를 놓고 청와대, 외교통상부 등은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놓고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전 유엔 식량농업기구 식품유통 담당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거짓말을 보고 있자니 분노가 치민다"며 "입만 열면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김 본부장이 자랑스레 발표한 안으로는 절대로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21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김성훈 전 장관은 "QSA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시행하는 것과 비슷한 미국의 농산물 품질 관리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실시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에게 생소한 영어 용어를 쓰며 대단한 것인 양 내놓았지만, 특별할 게 없다는 것.
  
  김 전 장관은 "그나마 미국은 이런 농산물 품질 관리를 업체에서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미국 농무부가 과연 QSA 프로그램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쇠고기 수출업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미국 농무부가 이 프로그램을 형식적으로만 관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김 전 장관은 "30개월 미만의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 중 일부(머리뼈, 뇌, 눈, 척수)를 들여오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도 대단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일단 수입업체의 자율 규제에 의존하고 있어서 정부 간의 검역 합의라고 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규제하기로 한 뇌, 눈 등은 애초 국내에 수요가 거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국민 건강을 염두에 뒀다면 국내 수요가 많지만 광우병 위험이 큰 내장, 사골뼈, 꼬리뼈, 회수육(ARM) 등의 교역을 중단해야 했다"며 "김 본부장은 이런 부위를 다 들여오면서 대단한 성과라도 올린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위험해지는 대신 미국의 축산업계는 연간 3억 달러(약 3000억 원)를 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이런 엉터리 결과를 안고 돌아온 김종훈 본부장을 청와대, 외교통상부, 한나라당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그들과 그 가족이 이런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를 다 소비해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음은 김성훈 전 장관과의 인터뷰 전문.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전 유엔 식량농업기구 식품유통 담당관). ⓒ프레시안

  "QSA? '품' 마크 같은 걸 검역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최근 한미 간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김종훈 본부장이 입만 열면 국민을 속이는 걸 보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런 평가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김 본부장이 공언한 것과는 달리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막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고, 더 나아가서 진짜 중요한 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 김종훈 본부장은 '한국 QSA' 프로그램이 성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QSA? 괜히 생소한 영어 용어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QSA는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적용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국립농산물관리원에서 농산물 품질 관리를 하는데, 바로 그것과 비슷한 민간 업체 중심의 미국의 농산물 품질 관리 프로그램일 뿐이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농산물 품질 관리를 민간 업체에서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 업체가 관리를 대행하고 미국 농무부는 형식적으로 인증만 발급하는 것이다. 그간 쇠고기 수출업체의 이해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인 미국 농무부가 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관리하리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아주 순진한 생각이다."
  
  - 미국 농무부를 굉장히 불신하는데….
  
  "그렇다. 여러 가지 예가 있지만, 이번에 논란이 된 광우병 관리만 봐도 미국 농무부가 얼마나 한심한 조직인지 잘 알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몇 마리 발생하지 않을 걸 두고 미국이 마치 광우병 청정 국가인 것처럼 얘기한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미국은 도축되는 소의 1000마리 중 1마리만 광우병 검사를 한다(0.1%).
  
  더 황당한 예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미국 시민은 물론 외국 시민도 불안해 하니까, 민간 업체에서 나서서 자기들이 도축하는 소는 모두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나선 적이 있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당연히 이를 권장했어야 했을 텐데, 미국 농무부는 이런 검사를 불허했다. (☞ 관련 기사 : "美 농무부의 미친 짓"…그걸 믿겠다는 한국 정부)
  
  미국 농무부가 이렇게 반응한 것은 불안하기 때문이다. 민간 업체가 모든 도축 소를 대상으로 광우병 전수 검사를 하면 광우병이 훨씬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고, 그것은 곧 미국 축산업계에 치명타가 될 게 뻔하다.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농무부는 미국 축산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과연 미국 농무부가 QSA 프로그램을 제대로 관리할까?"
  
  "진짜 위험한 것은 美 축산업계 이익 위해 남겨뒀다"
  
  - 이번에 김종훈 본부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교역 가능 부위로 인정한 30개월 미만 소의 머리뼈, 뇌, 눈, 척수 등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을 제외한 걸 또 다른 성과라고 자랑하고 있다.
  
  "웃을 수밖에 없다. 김종훈 본부장은 머리뼈, 뇌, 눈, 척수 등을 들여오지 않기로 합의했다는데, 일단 수입업체의 자율 규제에 의존하고 있어서 검역에 관한 정부 간의 책임 있는 협의라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이번에 규제하기로 한 머리뼈, 뇌, 눈, 척수 등은 애초 국내 수요가 거의 없는 부위이다.
  
  김종훈 본부장이 진짜 국민 건강을 염두에 뒀다면 국내 수요가 많지만 광우병 위험이 큰 내장, 사골뼈, 꼬리뼈, 회수육(ARM) 등의 교역을 중단해야 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부위를 다 들여오면서 대단한 성과라도 올린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김 본부장 덕분에 한국 국민은 위험해졌고 미국 축산업계는 지금 웃고 있다.
  
  회장 원외부(소장 끝)만 제거한 채 이번에 수입되는 소장(곱창), 대창, 사골뼈, 꼬리뼈 등은 한국이 대부분을 수입한다. 대만, 일본, 중국은 이런 부위를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 한국이 이런 부위를 수입하면 미국의 축산업계는 3억 달러(약 3000억 원)를 벌 수 있다. 그들이 기를 쓰고 광우병 위험이 큰 내장을 팔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그런 지적을 하면, 김종훈 본부장은 국제수역사무국이 안전을 보장했기 때문에 수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하는데….
  
  "이참에 확실히 하자. 김종훈 본부장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치 국제수역사무국이 대단한 국제기구인 것처럼 받드는데, 현재 국제수역사무국의 권고대로 하는 국가는 아무 데도 없다. 국제수역사무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기구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은 국제수역사무국과는 다른 검역 기준을 가지고 있다.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 소를 구분하는 기준을 30개월로 정한 것은 아주 임의적인 것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가는 국제수역사무국의 권고와 관계없이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나온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광우병 위험이 큰 이런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을 들여올 예정이다."
  
  "검역 주권 개선? 독소 조항은 그대로다"
  
  - 이번 협의를 통해 검역 주권이 일부 개선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난센스다. 검역 주권 얘기를 거론하려면 최소한 수입 물량의 3%만 검역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부터 없앴어야 했다. 이거야말로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수입을 중단할 수 없도록 한 조항과 함께)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초래한 대표적인 조항이니까.
  
  도대체 내가 돈 주고 물건을 사오는데, 신속한 통관을 위해서 수입 물량의 극히 일부만 검역한다고 규정한 게 말이 되는가? 필요하다면 전수 조사라도 할 수 있는 게 바로 소비자의 권리가 아닌가? 이런 조항을 그대로 둔 채, 검역 주권을 회복하는 협의를 했다고 말하고 있으니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당신들이 먹어라"
  
  -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에게 어떤 충고를 하고 싶은가?
  
  "나는 저번 인터뷰에서 지난 4월 18일 한미 간 합의는 '협정(Agreement)'이나 '협약(Conven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나설 것도 없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국민의 90% 가까이 반대하기 때문에 확정·공포할 수 없다'고 협의를 거부하면 되는 문제라고 얘기했다. (☞ 관련 기사 : "'추가 협상'?, 김종훈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19일 대국민 사과문을 읽어보고, 이번에 김종훈 본부장의 발표를 들어보면 이런 충고를 전혀 받아들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꼬일 대로 꼬인 쇠고기 문제를 명쾌하게 풀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 계속 국민으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김종훈 본부장이 또 엉터리 협의를 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그런 엉터리 결과를 안고 돌아온 김 본부장을 청와대, 외교통상부, 한나라당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라고 칭송하는 걸 보면서 참담할 뿐이다. 이제 국민들은 높으신 분들과 그 가족들이 이런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를 다 소비해 주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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