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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8367
2008.06.23 (15:06:54)
추가협상 후 '프레임 전쟁' 나선 여당
[김종배의 it] '정부여당 vs 촛불민심' 마지막 대회전
등록일자 : 2008년 06 월 23 일 (월) 10 : 33   
 

  프레임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역공의 나팔소리가 울려 퍼진다. '정부 대 국민'의 대립구도를 '정부 대 진보' 또는 '정부 대 좌파'로 몰아가려 한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어제 말했다. "진보세력과 운동권의 책동"이라고 규정했다. "광우병 대책회의를 보면 소위 지난번에 평택 대추리 반미집회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상당수 있다"며 "이분들은 어떤 협상을 해도 쇠고기 수입을 아예 하지 말라는 것으로, 반미로 끌고 가려는 것이 이분들이므로 들어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작'이란 표현이 부적절할지 모른다. '배후'를 끄집어내 붉은 칠을 하려는 시도는 전에도 있었다. 촛불시위 초기에 보수세력 내에서 이미 '배후'를 거론한 적이 있고, 촛불시위 내내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있었다. 그런데도 '시작'이라는 표현을 쓴다. 따로 짚을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시점에 유의해야 한다. 바로 어제다. 정부가 미국과의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 역공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등장인물도 남다르다. 단골손님이었던 보수단체나 보수인사 외에 홍준표 원내대표가 공격 전면에 직접 나섰다. 촛불민심에 전전긍긍해 하며 말을 아끼던 집권여당의 지도부가 대놓고 페인트 통을 집어들었다.
  

▲ ⓒ뉴시스

  이 두 현상을 추동하는 힘은 '자신감'이다. 홍준표 원내대표의 말을 보면 안다.
  
  그가 그랬다. "오늘은 과반 이상이 (쇠고기 협상)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조사가 있었고 대통령을 믿고 기다리자는 여론이 60%를 넘었다"고 했다. <중앙선데이>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렇게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고립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추가협상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국민 대다수가 이탈하고 일부 극소수 운동권 또는 반미·진보세력만 남아 극한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면 '진압'은 어렵지 않다고 확신한다.
  
  어떨까? 아전인수 식의 과신일까? 아니면 나름대로 근거를 갖춘 확신일까? 홍준표 원내대표는 <중앙선데이>의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지만 설득력이 그리 높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조사가 이뤄진 시점이 그렇다. 20일이다. 정부가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에 실시한 여론조사다. 가정상황을 전제로 한 조사다.
  
  조사결과 또한 어느 하나의 결론을 단정 짓지 못하도록 한다. "어떤 경우에도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추가협상이 타결될 경우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 '재협상 수준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가 51.3%, '재협상이 아니기에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가 46.3%였다. 두 의견이 오차범위(±3.1%P) 안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는 것으로 나왔다.
  
  알 수 없다. 가정상황이 실제상황이 된 지금 팽팽하던 두 의견이 어떻게 조정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20일 조사 때까지만 해도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가 미국 정부의 '수출증명(EV)'을 이뤄지는 것으로 알았지만 추가협상 결과는 미국 육류수출업체의 '품질시스템평가(QSA)'로 나왔다.
  
  이 점을 알 수 없기에 촛불시위에 대한 국민 태도 또한 예단할 수 없다. <중앙선데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촛불집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58.2%로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38.1%)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어차피 이에 대한 의견은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와 연동되게 돼 있다. 그만큼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더불어 정부가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한 21일 촛불시위 참가인원이 주최측 추산 10만 명으로 '6.10촛불대행진' 이후 최대였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이 자신하기엔 아직 이르다. '국민'을 '반미 운동권'으로 격하시키고 고립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 섣부르다.
  
  공교롭게도 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추가협상 결과 발표가 촛불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른바 5대의제로 분산되던 촛불의 쟁점을 쇠고기 하나로 집중시키는 결과를 빚고 있다.
  
  이 역현상이 어떤 결과를 빚을지 현재로선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 역현상이 '전면 재협상' 요구에 불을 지를지 아니면 '재협상 사실상 불가능' 심리를 유포시킬지 속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추가협상 결과 발표로 정부여당이나 촛불민심 모두 퇴로 없는 마지막 대회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더 이상 절충점을 찾기 힘든, 도 아니면 모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은 치명적 상처를 입는, 그런 싸움 말이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종배/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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