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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글은 현대자동차문제와 관련하여   대법원 판결과  최근의 고등법원 판례를 놓고 권영국 변호사의  발제에 대하여 토론자로 참석하여 했던  토론글입니다.

최근에 윤애림박사가 이 문제를 가지고 민주법학 44호에 글을 올렸던데 저는 어제 보았습니다.

 

 

1. 토론에 들어가며

저는 첫째 발제문에 초점을 맞추어 토론을 하고자 합니다. 발제문에 나와 있듯이 현대자동차 사내하도급사건이 가져다 주는 법적 쟁점은 여러 개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첫째, 현대와 하청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계약이 존재하는가?

둘째, 사내하도급회사와 하청근로자들 사이의 간계는

셋째, 사내하도급회사와 현대와의 법률관계는?

넷째, 파견법의 해석문제로

-불법파견이라고 했을 때 파견법의 적용여부

-직접고용이 인정된 경우 2년 미만의 하도급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여부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발제문은 주로 사실해석의 문제와 법률해석의 문제를 가지고 대법법원 판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하 토론글에서는 핵심 쟁점이 현대와 사내하도급근로자 사이에 계약문제라고 생각되기에 다른 법적 쟁점은 생략하고 이 쟁점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단상을 피력하고 자 합니다.

 

2. 현대와 사내하도급근로자 사이에 계약이 존재하는가?

 

이러한 쟁점중에서 제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하청업체와 근로자간에 계약이 존재하는가입니다. 이 문제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1) 근로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방법(대법원의 태도)

대다수 노동법학자들과 대법원은 현대와 하도 근로자들 사이에 직접적 근로관계를 부정하고 다음과 같은 논리로 이 사건을 해석합니다.

즉, 현대와 사내하도급 근로자자들 사이에는 어떠한 직접적인 근로계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효과로서 현대와 사내하도급 근로자들 사이에는 어떠한 노동법적 책임도 없다. 즉, 부당해고를 다투는 것은 소의 이익이 없으므로 각하되고, 현대를 상대로 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노조설립 및 이를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모든 쟁의는 불법쟁의가 된다.

(2) 현대와 하도급회사 사이에 도급계약만이 존재한다?

결국 현대가 책임지는 것은 현대와 사내하도급회사와의 사이에 존재하는 계약에 따른 책임

만을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도급의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근로자보호법규인 파견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이 부각되게 되었다.

(3) 도급관계를 인정하고 난 이후의 법률문제

과거 판례에 의하면 불법파견인 경우에는 동법의 적용이 배제되어 결국 사내 하도급근로자는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게 되어 파견법은 있으나 마나 한 법률로 전락되어 있었는데 대상판결에는 불법파견(파견업무의 대상이 아니고 노동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점에서 불법파견)이라도 동법 제6조의2가 하도급근로자들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대법원의 태도로 평가된다.

 

정리를 하자면 현대와 사내하도급 근로자들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지만 도급업체와의 파견관계로 인하여 파견법에 따른 책임만을 부담하게 된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근로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법이론

이러한 대법원의 판례는 본질적으로 “현재 한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체결되고 있는 노동용역제공을 위한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따른 노동관계법령 등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업주의 의도에서 비롯되고 있다” 점을 간과 하고 있습니다.

도급계약의 정형화된 표지는 수급인이 갖는 전문적 기술과 경험 자본을 도급인이 계약을 통하여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의 완성을 위해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대상판결에서 법원은 사내하도급회사가 수급인으로서 권리주체가 된다는 점을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법원의 태도에 맞서서 근로자룰 보호하고자 하는 법이론은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1) 수급인인 하도급회사의 실체가 없다.

도급인과 하도급 근로자 사이에 형식상의 근로계약서 등이 없으니 근로자 측에서는 기껏 동원할 수 있는 법이론은 하도급회사가 실질적으로 법인격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에 불과하다는 점을 밝히려고 한다. 즉 유령회사이니 도급계약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사내하도급회사의 근로자는 도급회사의 근로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인격부인론의 입장은 자칫 근로자를 근로관계의 미아로 전락시켜 그나마 하도급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마저도 박탈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현대의 근로자도 되지 못하고 하도급회사의 근로자도 되지 못하는 위험). 따라서 이 이론은 대상판결의 사안에서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고의 이론은 되지 못한다.

 

(2) 수급인인 하도급회사가 실체가 있으면 근로자는 파견법이외에는 도급회사(현대)와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을 포함한 기타 노동관계기본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가?

현행 법체계를 형식으로만 해석하거나 대법원의 판례의 경향성을 본다면 구도로든 혹은 형식적으로든 외형적 근로계약관계형식을 갖고 있지 않는한 사내하도급근로자들은 걍 하도급근로자로 끝날 운명에 처해 있다. 묵시적 계약이론도 이러한 운명을 바꾸기에는 먼가 부족하다. 그럼 방법은 없는가?

 

방법이 없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법원의 태도는 방향에서 잘못되었고 궁극적으로 노동법의 체계에 있어서도 각종 변종 현상을 보완하려고 하는 각종 노동특별법들이 근본적으로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려고 하는 헌법과 노동기본법을 회피하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4. 노동법의 회피현상이 발생하는 이유

법롤회피현상은 노동법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는 이자금지 또는 제한법을 회피하기 위해서 임대차를 활용하였다(당시의 교회법은 이를 회피현상으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의율하였음). 오늘날 매머드급 대기업 또는 사용자는 각종 조세법, 노동법, 약관법, 소비자보호법의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노동법의 회피 현상도 시작은 사용자로부터 시작된다.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고, 기간제와 무기제를 나누며, 장기계약과 단기계약을 나누며 1년이하의 계약과 1년 이상의 계약을 나누며, 시간제 근로와 파트타임을 나누며, 계약제와 비계약제를 나누며, 온갖 수십가지의 근로관계형태를 나누어 낸다. 이러한 개념들은 왜 생겨나는가? 계약의 자유 때문에? 사용자와 근로자들 각자에게 적절한 근로시스템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용자가 노동관계법(헌법, 노동기본법, 기타 사회법)에서 도망가고 싶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다양하고 화려한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들은 법원에서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근로관계증명을 어렵게 하는데 이용되고 머저리 법관은 그 본질을 꿰 뚫지 못하고 근로계약관계가 전형적이지 못하다느니, 형식상의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느니, 하도급회사(실체가 있건 없건)의 근로자는 당연히 하도급회사(정확히는 하수급회사)의 근로자라는 둥의 혼돈의 함정으로 빠져들게 되어 결국 이러한 다양한 개념은 법관도 노동법을 회피하게 되는 결과를 이끌어 낸다.

그리고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각종 변형근로에 대응하여 근로자를 보호한다고 만들어 놓은 각종 특별법들(기잔제법, 파견법, 직업안정법, 등등) 들이 이러한 회피현상에 일조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파견법을 생각해 보자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근조조건을 개선하고 고용안정을 촉진한다는 상투적인 입법목적에 전혀 반대하 생각은 없다.

 

다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파견법이 있으니 노동용역회사가 근로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장사하는 것을 너무나 정당하고 정의로운 것으로 인식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중간마진 착취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파견법은 근로자를 팔아먹는 것을 법제도화 한 것이고 이는 마치 봉건시대 땅없는 소작인에게 더욱 고리의 소작료가 메겨지는 현상에 북돋는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독일에서는 각종 회피현상을 규율하는 법규를 일반규정으로 또는 개별규정으로 만들어내고 있고 이러한 규정들은 각종 법영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세법에도 탈세가 되는 조세회피를 규정하고 있다.

 

법원 특히 독일법원도 이러한 이법화 경향에 맞추어 회피행위에 대해서 단호한 입장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기업 자동차회사들이 자동차에 대한 강력한 소비자 보호법을 회피하기 위해서 스트로만(빨대맨)을 사용하는데(스트로만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마치 자동차 매도인처럼 법적으로 취급됨) 독일법원은 스토로만사례에서 자동차의 판매의 중간상인을 이용한 자동차회사들의 소비자보호법의 회피현상을 실질적으로 판단하여 법률적으로나 판례를 통해서 소비자를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다. 하물며 노동법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노동법은 강행법으로 강행성의 정도가 조세법보다는 약하지만 소비자보호법보다는 훨씬 강하다. 따라서 회피에 대해서는 확실히 더 규제명분이 있는 것이다.

독일에서도 오래전(약120여년 전)부터 형식계약을 통하여 노동법을 회피할려고 하는 의도를 사실관계의 해석과 법률의 유추해석을 통하여 노동법을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법적 해석방법론을 개척한 바가 있고 오늘날 이러한 수단들은 독일 연방법원의 기본태도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노동법의 회피현상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근로자보호사상을 둘러싼 노동 제관계법의 역할과 기능이 왜곡되고 사문화될 정도의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해석할수 도 있다.

5. 노동법을 회피하려는 근로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석론을 전개해야 하는가?

기본적인 문제는 노동법의 회피현상에 대해서 보다 실질적으로 법규범의 입법취지를 살려내는 자세, 그리고 이데올로기에 흔들리지 않는 법규범 집행자의 자세가 있다면 현행 노동법의 해석을 통해서도 충분히 해결가능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연구된 회피현상에 대한 문제는 대부분 법률과 사실관계(법률행위해석)의 문제로 일반적으로 취급되고 있고 또 여기에 주관파(Savigney)와 객관파( Binding)의 서로 대립되는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표지들은 그 성과로 인정되고 있다. 이러한 표지들이 근로계약관계의 존재 여부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문제가 되고 있는 사용자와 근로자들 사이 근로관계를 징표할 수 있는 객관적인 요소들에 대한 평가

- 하도급회사와의 도급계약여부는 중요하지 않음

- 하도급회사의 실체여부는 주변적인 것임

- 근로장소

- 사용자의 지시여부와 그 정도 횟수

- 현대에서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동종 동일 노동 근로자들과의 비교(근로시간, 근로의 전문성, 근로형태, 숙련도, 전형성 휴식, 휴가, 등 모든 점에서)

- 지속성과 대체성에 대한 평가

- 임금지급과 관련된 문제(형식적으로 누가 임금을 주느냐도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법인격부인론이나 남용이론을 적용하여 실질적인 임금지급주체를 준별할 필요)

 

(2) 사용자의 회피의도에 대한 평가

회피가 지속적이고 전형적인 경우 이는 노동법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므로 근로관계존속에 추정효(객관적 표지가 충족되면 묵시적 계약 추정)를 주고 증명에 있어서 사용자에게

이를 반증하도록 함

 

(3) 사용자의 회피가 전형적인 영역에 대한 평가

회피가 전형화된 변형근로는 유형화된 실체로 인정

 

6. 해석론과 입법적 측면

우리나라 법원 실질적으로 강행법규의 회피현상에 대해서 대단히 관용적이다. 물론 이러한 법원의 태도가 사용자의 여러 가지 사정(경제수준, 경영상황, 주주나 채권단에 대한 상황, 정치적 변수 등등)을 감안한 것일수도 일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심하다(이런 이유로 법관들이 이데올기적으로 반노동자 편향에 사로잡혀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는 노동법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투기하고 탈세하는 기업들의 행위에 대해서도 금지규범이 있음에도 이를 사법상 무효로 나아가지 않고 행정법상 단속의 대상일 뿐이라고 보는 현상도 그러한 맥락에 서있다고 생각한다.

법관은 오로지 노동법이 전개하고자 하는 취지와 목적에 맞게 근로관계 존속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의 숨은 회피의도가 있다면 근로관계를 형식적으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 기준에 따라서 근로관계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입법론적인 측면에서 노동관계기본법에 일반조항으로 회피행위금지조항을 신설할 것을 제한한다. 물론 내부설과 외부설에 따른 그 장단점이 격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노동법을 회피하려는 현상을 극복하는데 그러한 방법론은 부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일반조항주의가 똑똑한 법관을 기대하는 것인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함은 엄연한 현실이지만 개별조항주의는 한국노동법의 해석과 집행현실에 있어서 노동기본법을 또다시 해석의 도구로만 전락시키는 바보같은 입법주의가 될 가능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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