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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01 (00:00:00)
고기잡는 방법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박광수, 법학석사)


2000년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있었다. 한반도는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기대와 설레임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3년이 지난 오늘날은 정상회담을 둘러싼 특검법이 새로운 흥분을 자아낸다. 물론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남측과 북측의 관계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보다 이해관계에 얽히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7일 통일부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현안보고를 하였다. 여기서 4가지 사항을 보고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4대 남북경협합의서 동의안이다. 상임위는 4대 남북경협동의안을 통과시켜 본회의에 넘겼다. 4대 남북경협 동의안의 처리는 남측과 북측이 분단의 아픔을 가진 어두운 과거사에서 우리에게 희망의 불빛을 보일 수 있는 계기로 나타났다. 지금같이 북핵문제가 진행중일 때 어떤 결과를 예단하여 말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시점에서 남측과 북측이 서로 경협을 통한 대화의 길을 계속 열어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중요함을 느끼면서 남북경협에 임하는 자세를 지적하고 싶다.

지난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평양에서 있었던 제5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북측은 제1차 전체회의(5월 20일 오전) 기본발언에서 한민공동성명에 담긴 "추가적 조치"와 관련하여 "반북대결시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다. 이에 남측은 북측의 "재난"발언은 동족에 대한 위협이고, 기본발언문 비공개 약속을 위반하여 일방적으로 공개한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였다. 그 후 공전된 회의는 (5월 22일) 대표접촉을 통하여 "재난"의 의미는 "대결이 격화되어 북남관계가 영으로 되고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음을 명백히 하게 됩니다"라는 정식해명을 하였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북측을 대하는 자세가 저자세라는 평가를 하였다. 그렇지만 통일부 현안보고에서는 유감성 발언을 받아낸 만큼 진일보한 성과라는 보고를 하였다.

비판하는 입장과 통일부의 의견을 고려할 때 저자세든 진일보한 것이든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즉 어떤 경우도 협력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경협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면 다른 경제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경제교류를 한다는 것이 같은 경제체제에서 교류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점이 분명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짓은 비겁함이다. 50년 넘게 다른 사회를 이루면서 살아 온 사람들에게 하루 아침에 똑같은 사고방식과 경제교류의 대가를 이룰 수 있다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즉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욱 시급한 자세임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열릴 국회 본회의는 한반도의 운명을 책임질 중요한 권력기관이 되었다. 얽혀 있는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꼭 가결을 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한반도의 미래를 어두움에서 밝음이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첫 단추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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